남아공서 현대차 3위..판매법인 사장 "팬데믹에 공격적 마케팅"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현대차 승용차 판매 실적이 전년도에 이어 3위를 유지했다고 현지 판매법인 HASA의 니알 린치 사장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린치 사장은 이날 요하네스버그 거미스톤에 있는 HASA(남아공 현대차) 본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작년 현대차 승용차 시장 점유율이 전년(9%)보다 1%포인트 오른 10%로 3위였다고 말했다. 기아차 판매량과 합치면 2위 도요타에 육박한다고 한다.
픽업트럭 등을 포함한 전체 차종 판매 순위로 하면 도요타 25.2%, 폴크스바겐 13.2%, 현대차 7.2% 순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현대차 남아공 현지 독점 판매권을 가진 HASA는 20년 넘게 현대차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다. 주로 남아공을 비롯해 인접국 나미비아, 보츠와나, 에스와티니 등에 총 110개의 판매 대리점을 갖고 있다.
남아공에서 현대차의 주요 인기 차종은 크레타, i20 등이고 최근 스타리아와 팰리세이드도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남아공 도로에서 현대차와 기아차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린치 사장은 판매가 이처럼 신장한 비결에 대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령 당시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달리 오히려 공격적 마케팅에 나선 덕"이라고 말했다.
록다운으로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물고 있는 때 디지털 마케팅과 TV 광고를 적극적으로 했다는 것이다.
린치 사장은 "현대차는 우선 브랜드가 좋다"면서 "마케팅에서 현지화를 추구해 남아공에서 인기가 좋은 프로축구팀 마멜로디 선다운스에 5년간 차량 제공 등 지원을 한 덕에 남아공 차라는 이미지도 굳혔다"고 말했다.
남아공 지역사회 공헌을 위해 학교 도서관 지원 사업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주로 흑인 집단 거주지인 타운십 등 불우한 지역 학교에 도서관을 짓고 사서를 고용하며 책을 비치하는 사업을 해왔다. 마침 28일 오전 요하네스버그 복스버그에 HASA가 지원하는 14번째 도서관이 들어선다.
린치 사장은 이와 관련해 "교육에 있어 한국이 모범이라는 점에 착안했다"면서 "한국전 당시 한국 국내총생산(GDP)은 아프리카 가나보다 작았지만 이후 교육열 덕분에 한국은 성공 모델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아이들이 책 읽기를 좋아하도록 유도해 남아공 교육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남아공 청년 실업이 60% 이상인 점을 고려해 매년 120명의 청년 실업자를 대상으로 직업 체험 교육을 하고 지난해 이 가운데 절반을 채용했다고 말했다.
HASA가 판매하는 현대차는 주로 인도(70%), 한국(25%), 인도네시아(3∼4%), 체코 등에서 수입한 것이다.
남아공 현지에는 현대차를 제외하고 도요타,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대부분이 현지에 반조립제품(CKD) 생산공장 등을 갖고 있다. 다만 현대차는 영산글로넷과 1t, 4t 화물 트럭을 반조립(SKD) 형식으로 남아공에서 생산하고 있다.
린치 사장은 남아공 현지에 승용차 조립생산 공장을 세우면 관세 혜택을 받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유럽, 미국까지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은 중고 수입차가 아직 대세이고 신차 시장은 비교적 작은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구 13억의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마지막 남은 거대 자동차 시장으로 미래를 내다볼 때 충분히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시장에 관해 그는 남아공 정부의 인센티브가 없어 내연기관 차보다 50% 이상 비싸게 팔리는 편이라면서 앞으로 방향은 친환경 전기차로 가는 게 옳지만, 현재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팔리고 일반화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것이라도 내다봤다.
한국에도 많이 가봤다는 린치 사장은 삼겹살, 불고기 등 한국 바비큐와 소주를 즐긴다고 웃으며 말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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