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위원장 맞을 준비하는 공정위..조성욱, 간부들에 마지막 인사
전원회의, 2주간 휴회
차기 위원장, 홍대식 교수 유력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간부회의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마지막 간부회의’가 될 것이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조 위원장이 주재하는 공정위 전원회의도 2주간 휴회 예정이다.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차기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유력한 가운데 공정위가 새 위원장을 맞이할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는 해석이다.
28일 공정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지난 25일 간부회의를 열고 “제가 주재하는 마지막 간부회의가 될 것”이라는 인사말을 했다.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된 공직자로서 새 정부의 정책 철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것도, 그렇다고 이를 따르지 않는 것도 애매한 처지에 있는 조 위원장이 공정위에 마지막 인사를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자리를 비우는 등 조 위원장이 내부 직원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아마 위원장으로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고, 더 이상 간부회의를 진행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7월 마지막주와 8월 첫째주는 매년 공정위 전원회의가 여름 휴가로 인해 멈추는 기간이기도 하다. 전원회의란 공정거래위원장, 부위원장, 상임·비상임 위원 등 모두 참석하는 공정위의 최고 의결기구로, 1심 재판으로 본다. 위원장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전원회의가 2주나 공식적으로 휴회하는 지금이 조 위원장이 물러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공정위는 사실상 수장이 부재하는 상황에 처해 있어, 분위기가 상당히 어수선하다. 주요 간부진이 대부분 공석이다. 일단 공정위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처장 자리도 신봉삼 전 처장이 그만둔 후 계속해서 비어있다. 법원의 1심 역할을 하는 전원회의를 비롯해 소송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심판관리관(국장급) 자리도 전임 오규성 전 국장이 나간 이후 공석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45일이 넘었지만 대통령실이 새로운 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하지 못해 공정위 수장 자리는 여전히 조 위원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 정부의 새로운 위원장이 와서 자신의 철학에 맞게 공정위 내부 인사를 해야하는데, 위원장이 없어 내부 인사 시스템이 전면 중단됐다. 그렇다고 이미 사표를 냈던 조 위원장이 인사에 대한 결단을 내리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라는 게 공정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이달 4일 대통령실은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공정위원장으로 지명했지만, 10일만에 송 교수가 후보자 자리에서 사퇴했다. 지난 2014년 제자들과의 술자리 발언이 언론에 알려지며 성희롱 논란이 일어나자, 송 교수가 자진해서 물러난 것이다.
송 교수가 낙마했을 때, 공정위 내부에서는 탄식이 나왔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송 교수의 임명이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불거진 ‘공정위 홀대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봤기 때문이다. 사법연수원 동기들 중 윤 대통령이 가장 나이가 많아 ‘반장’을, 송 교수가 나이가 가장 어려 ‘총무’를 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었다고 한다.
송 교수 낙마 후 유력한 차기 공정위원장 후보로는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다시 물망에 오르고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미 홍 교수에 대한 인사 검증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전해졌다. 홍 교수는 윤 정부 출범 이전부터 공정위원장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앞서 홍 교수는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거론 여부를 묻는 조선비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통화가 곤란하다”며 언급을 피하기도 했다.
1965년생인 홍 교수는 경성고를 졸업했고, 서울대 법학 학사를 졸업했다. 이후 1990년 제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3년 사법연수원 제22기를 수료했다. 홍 교수는 사법시험 33회에 합격한 윤 대통령보다 1년 먼저 합격했다. 1993년 춘천지법 판사로 법조인의 길을 시작, 이후 서울대 법학 석·박사 학위를 땄다. 2003년까지 10년간 춘천지법과 서울지법에서 판사로 일하던 홍 교수는 법무법인 율촌의 변호사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그는 현 한국경쟁법학회 회장이자, 제5대 자율분쟁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손꼽히는 경쟁법 전문가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공정위 경쟁정책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사법연수원에서 공정거래법 외래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 서강대 법학부 법학과 부교수로 일하고 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약관분쟁조정협의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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