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입었던 옷도 OK" 백화점서 팔린 중고의류..2030 몰려왔다
'궁상'에서 '실속'으로 중고의류의 위상이 달라졌다.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한 레트로(복고) 열풍에 더해 인플레이션으로 알뜰 소비의 한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중고의류를 찾는 이들이 늘면서 백화점에도 중고 의류매장이 들어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 6월1일부터 지난 24일까지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중고의류 전문점 '마켓인유'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국내 백화점업계에서 중고의류를 판매하는 게 흔치 않은 만큼 시험 삼아 운영한 팝업스토어였으나 약 두 달간 고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자 롯데백화점은 다른 점포에서도 중고의류 팝업스토어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는 분당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연다. 이번 행사를 준비한 서용석 롯데백화점 여성패션부문장은 "전체 고객의 80% 이상이 2030세대일 정도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며 "물가상승에 따른 알뜰 소비 이슈와 2030세대가 선호하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맞물려 호응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의류는 중고거래의 활성화, 레트로·복고·빈티지 열풍에 더해 친환경·가치소비 트렌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무지출·무소비 유행 등과 맞물려 최근 급격히 인기가 높아졌다. 과거 의류는 몸에 직접 닿는다는 점에서 중고를 꺼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일상화돼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중고의류에도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고거래 플랫폼 4곳(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헬로마켓)을 이용한 소비자 11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요 중고거래 품목은 생활용품(21.1%)과 가전제품(16.2%), 의류(13.7%) 순으로 나타났다.
중고의류를 둘러싼 시각도 변화했다. 과거엔 '초라해 보이는 것'으로 치부됐지만, 최근엔 '윤리적 의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변화한 것이다. 새 제품을 사서 마구 쓰고 버리는 고도성장기의 소비 행태가 환경파괴를 낳는다는 반성을 낳으면서 중고 거래가 일종의 '지속가능한 윤리적 소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또 최근 1990~2000년대 때의 패션이 레트로 열풍과 함께 다시금 유행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고의류는 윤리적인 것을 넘어 힙한 것(가장 최신의 유행), 개성의 표현으로까지 여겨지게 됐다. 특히 중고의류는 같은 디자인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에게 소구된다. 최근에는 물가상승으로 '무지출', '무소비' 트렌드가 주목받으며 알뜰소비의 한 방식으로 더욱 인기다. 중고의류에 대한 인식 변화로 앞으로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중고 의류 판매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중고 물품 자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각 백화점에 이미 신발, 시계 등 중고품은 상설 매장이 입점해있다"며 "고물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백화점 내 중고 의류 매장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의류 인기는 전 세계적 트렌드다. 중고의류 플랫폼 스레드업(thredup)은 최근 "올해 미국 중고의류 시장 규모는 전년비 23% 늘었고 2026년엔 820억 달러(107조7000억원)를 달성해 올해(430억달러)의 두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라며 "전 세계 중고의류 시장은 2026년 올해보다 83%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중고의류와 백화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도 옛말이다. 중고의류를 찾는 고객은 백화점쇼핑도 즐긴다. 스레드업에 따르면 백화점 쇼핑객의 4분의 1이 중고품도 구매한다. 미국의 고급 중고의류 플랫폼 더리얼리얼은 고객의 93%가 노드스트롬, 블루밍데일 등 백화점을 정기적으로 쇼핑하는 이들이라고 밝혔다. 실제 스레드업은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 J.C 페니 등에 수십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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