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發 4조원 매물 출회 첫날..'폭탄 안고 가는 코스피'
LG엔솔 거래대금 폭증하며 코스피 15% 차지
사모펀드·투신 3500억원 순매도..연기금·외국인이 받아
"변동성 큰 시장..기관, 분할매도로 대응할 가능성"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이자 올해 초 ‘단군 이래 최대 기업공개(IPO)’의 주역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상장 6개월을 맞아 2억만주에 대한 보호예수를 해제했다. 보호예수가 풀린 첫날 주가는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거래량이 폭증하고 거래대금이 치솟았다. 당분간 코스피 전체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전 거래일보다 500원(0.13%) 하락한 39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 자체만 보면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거래대금은 1조143억원으로 코스피 내 1위를 차지했다.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6조8897억원)의 14.72%에 달했다. 거래량은 262만1200주 수준으로 전날보다 281% 늘어났다.
수급에서도 각종 기록이 나왔다. 특히 사모펀드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을 무려 2453억원어치 팔아치웠고 투신도 1052억원을 순매도 했다. 연기금과 외국인이 각각 1334억원, 1238억원을 받았다. LG에너지솔루션을 집중적으로 판 사모펀드는 코스피 전체에서 1925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이는 작년 6월 29일(3959억원 순매도) 이후 1년 1개월 만의 최대 매도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전체 상장 주식 중 86.09%에 달하는 2억146만365주의 물량의 보호예수가 해제됐다. 보호예수는 IPO나 유상증자, 인수합병 때 주식을 다량 보유하게 된 투자자가 일정 기간(3~12개월)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번에 보호예수가 해제된 물량 중 대부분인 LG화학의 지분 1억9150만주(81.84%)는 바로 시장에 출회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기관이 보유한 996만365주(4.26%)를 두고 증권가는 지난달부터 ‘매도 폭탄’을 우려해 왔다. 3조9194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거래대금 6조원대인 코스피 시장이 소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기관, 시장 상황 보며 매도 나설 것…변동성 주의
전문가들은 당분간 기관들의 LG에너지솔루션 매매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관들이 6개월 보호예수 해제 첫날 바로 현금화하기보다 시장 상황을 보며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개별 기관마다 대응은 다르겠지만 보호예수가 풀리고 바로 팔아치우기보다 시장 상황을 보며 서서히 분할매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폭탄이 바로 터지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안고 살아가야 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거시환경도 어렵다. 코스피는 27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예상대로 75bp(1bp=0.01%포인트) 올릴 것이란 전망 속에 사흘 연속 2400선을 웃도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물가가 정점을 찍고 꺾이는 흐름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된 첫날은 외국인과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며 주가를 방어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타면 물량을 받아줄 주체마저 사라질 수 있다.
패시브펀드의 적극적인 매수 역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의 6개월 보호예수가 해제되면 유동주식 비율이 높아지면서,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등 패시브펀드의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다음 달 12일인 MSCI 정기변경에서는 보호예수 해제분이 모두 패시브펀드에 반영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편입 비중 상향 기대는 낮출 필요가 있다”며 “실질적으로 수급이 반영되는 시점은 11월 정기변경이므로 패시브 수급을 기대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인 수급 변화와 상관없이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성 자체는 확실하다는 게 증권가의 중론이다. 이날 개최된 실적발표회(IR)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5년 안에 매출 3배 이상 확대하고, 영업이익률 두자릿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수급 변화는 불가피하겠지만 내년부터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하는 해인 만큼,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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