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관련자에 '사외이사' 빠지나

강신우 2022. 7. 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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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곧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관련 제도 개선안을 내놓는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기본적으로 소액주주의 추천을 받아 지배주주를 견제하려는 목적이고 상법 등 타법에서도 제어 장치를 두고 있어 총수가 이를 이용해 사익 편취를 할 가능성은 상당히 차단돼 있다"며 "반면 사외이사를 총수의 특수관계인에서 빼준다면 기업은 제도개선의 효과를 크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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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대기업 총수 관련자 범위 개선 추진
친족범위 줄이고 사실혼 포함..사외이사는 제외?
재계선 계열사 편입 '골머리', 임원분리제 실효성↓
"총수 견제목적 사외이사제 정착..관련자서 빼야"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곧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관련 제도 개선안을 내놓는다. 이 과정에서 기업 총수의 특수관계인에서 사외이사를 제외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공정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다음 달 1일께 대기업 동일인 관련자 범위와 관련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이번 개정안에는 총수 친족의 범위를 현행 6촌 이내 혈족·4촌 이내 인척에서 4촌 이내 혈족·3촌 이내 인척으로 줄이고 사실혼 관계에 있는 자도 포함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 총수의 특수관계인 중 사외 이사를 제외할 가능성도 있다. 재계는 줄곧 이를 경영활동을 걸림돌로 지목해 왔다. 그동안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총수의 관련자로 사외이사를 포함하면서 기업경영을 감시해야 할 이사가 되레 자신의 계열사 임원과 겸임을 해야 하는 황당한 일이 많았다. 이를테면 2017년 휴맥스는 변대규 회장이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네이버 계열사로 편입되기도 했다. 네이버와 휴맥스는 전혀 무관한 회사지만 변 회장이 네이버의 사외이사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회사가 계열사로 줄줄이 편입된 케이스다.

공정위도 이 같은 사례를 인지하지 않은 건 아니다. 2018년 ‘임원독립경영인정제도’를 도입해 총수 지배력이 미치지 않는 회사까지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하는 등 현실에 맞지 않는 사례를 개선하고자 노력해왔다. 당시 공정위는 “이번 제도로 동일인의 지배력과 무관한 회사가 기계적으로 기업 지반 소속회사로 편입되는 문제가 개선됐고 기업집단은 전문적인 경험과 역량을 갖춘 기업인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다만, 재계에선 현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후적인데다 신청절차가 번거로워 대기업이 아예 법인 소유 사외이사는 인재 풀(pool)에서 제외하는 경향이 만연하다. 사외이사를 찾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휴맥스 건이 터지면서 임원분리제가 생겼지만 각종 서류를 다 제출해야하고 사후적으로 분리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라며 “그러다 보니 기업에선 법인이나 사단법인이 있는 사외이사는 자연스레 찾지 않게 되고 교수들 역시 대학에서 벤처로 법인을 많이 세우는데 이런 케이스를 다 피하다 보면 사외이사 찾기가 하늘 별 따기”라고 했다.

학계에서도 이미 사외이사제도가 정착된 만큼 총수 특수관계인에서 사외이사는 제외하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외이사는 최장 임기가 6년이고 임기 동안 제한적인 이사업무를 맡고 회사의 지배구조 등에 직접 관여하는 경우는 없다”며 “사외 이사를 특수관계인에 넣어서 생기는 문제점이 많았는데 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기본적으로 소액주주의 추천을 받아 지배주주를 견제하려는 목적이고 상법 등 타법에서도 제어 장치를 두고 있어 총수가 이를 이용해 사익 편취를 할 가능성은 상당히 차단돼 있다”며 “반면 사외이사를 총수의 특수관계인에서 빼준다면 기업은 제도개선의 효과를 크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정위는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이전에 개별적으로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계열사로 신고하지 않아도 되게끔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수관계인 제도 자체를 좀 더 현실에 맞게 바꾸겠다는 관점에서 큰 방향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우 (yesw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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