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헌정식..세컨드 젠틀맨·안보보좌관 참석(종합)
尹대통령 "역사적 상징물"..엠호프 "바이든 대신해 와 영광"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6·25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전사자 4만여명의 이름을 새긴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준공식 겸 헌정식이 27일(현지시간) 한미 정부 관계자와 유가족, 현지 한인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
국가보훈처, 주미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한국전참전기념비재단(KWVMF)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인 이날 오전 10시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추모의 벽' 헌정식을 개최했다.
준공식에는 미측에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존 틸럴리 KWVMF 이사장, 한국계인 영 김·앤디 김 연방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당초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불투명해졌고 전날(26일) KWVMF에 서면으로 불참 사실을 최종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참석하지 못하긴 했지만 '백악관 패밀리'인 세컨드 젠틀맨과 외교·안보의 콘트롤타워인 설리번 보좌관을 보내는 등 이번 헌정식에 성의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엔 올해 7월27일을 '한국전 참전용사 정전기념일'로 선포하는 포고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 측에선 이종섭 국방부장관과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이헌승 국회 국방위원장, 조태용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준공식은 헌화와 환영사, 윤석열 대통령 축사 대독, 미국 대표 축사, 추모의 벽 앞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박 처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한국전 참전용사 여러분은 대한민국을 지켜낸 자유의 수호자이자 진정한 영웅"이라며 "추모의 벽은 미군과 함께 카투사 소속 한국군 전사자를 함께 기림으로써 한미혈맹의 강고함을 나타내는 조형물로 건립됐다. 이곳을 찾는 미국인과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 전쟁을 알리는 역사적 상징물이자 평화의 공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72년 전 수많은 미국의 젊은이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의 곁을 떠나야만 했지만 오늘 추모의 벽에 미군 전사자 3만6634명, 한국군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을 새김으로써 우리는 그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은 여러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며, 여러분의 희생 위에 우뚝 세워진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측 대표 축사는 세컨드 젠틀맨이 나섰다. 엠호프는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이곳에 오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바이든-해리스 행정부는 참전용사들과 한미 동맹의 힘을 기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엠호프는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식 당시 자신이 미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차 한국을 방문한 것을 언급, "(당시)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한미동맹이 강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계속해서 한국과 나란히 서 있을 것이다. '추모의 벽'은 그 약속을 구체적이고 영원히 상기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용 주미대사는 '추모의 벽' 건립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한국전에 참전한 국가들을 하나하나 호명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존 틸럴리 KWVMF 이사장은 "이 기념물이 매년 이곳을 찾는 수백만 명에게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점을 상기시키기를 바란다"라며 "(한국전쟁이) 더는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기억된 승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추모의 벽'은 지난해 3월 공사를 시작해 같은해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석한 착공식을 거쳐 16개월 만에 완공됐다.
'기억의 못'이라는 둘레에 화강암 소재로 만들어진 추모의 벽에는 미군 전사자 3만6634명과 카투사 전사자 7174명 등 총 4만3808명의 이름이 각인돼 있다. 미국내 참전 기념시설 중 미국이 아닌 국적의 전사자들 이름이 새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사자들의 이름은 화강암 패널 100개에 군별과 계급, 알파벳 순으로 새겨졌다. 100개의 패널 중 53개의 패널에 이등병과 일병들의 이름이 각인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모의 벽' 건립은 지난 2016년 10월 미 상원에서 '추모의 벽 건립법'이 통과된 이후 예산 확보 등이 이뤄지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미 양국의 노력과 각계의 지원으로 결실을 맺었다.
'추모의 벽' 건립엔 한국 정부가 266억원(2360만 달러)을 지원했다. 최광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미주부의장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외 민주평통 자문위원들이 1인당 1만원가량씩 모금을 해 총 20만5000달러를 KWVMF에 전달했다.
현대차(120만 달러)와 삼성(100만 달러), SK(100만 달러), 풍산(110만 달러), 금호석화(50만 달러) 등 한국 기업들도 추모의 벽 건립 및 각종 운영·관리, 부대 비용을 후원하면서 힘을 보탰다.
헌정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행사 직후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모의 벽'은 한미동맹의 큰 상징"이라며 "가능하면 공사가 잘 되고 완성도가 높아지길 저희도 바라는 뜻에서 기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준공된 추모의 벽은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에서 기본 관리를, 건립 주체인 KWVMF가 조경과 조명, 보수 등 종합관리를 담당한다. 향후 노후 등으로 개보수가 필요할 경우 한국 보훈처에서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 처장은 "'추모의 벽'은 전쟁으로 맺어진 양국의 인연과 우정의 징표이자, 양국 정부와 국민들이 더 큰 결속을 다지는 한미동맹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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