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위 출범.. 기업상생·세대·젠더·노사 문제 푼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 직속 1호 위원회인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가 27일 공식 출범했다. 통합위는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국민 대통합’ 관련 정책과 사업을 총괄한다. 이념·세대·젠더 등 갈등 이슈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단기간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통합위는 먼저 ‘대·중소기업 상생 특위’를 가동해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주제로 다룰 계획이다. 이어 ‘이대남 대 이대녀’로 대표되는 젠더 갈등, 기술 발전에 따른 플랫폼 사업자와 노동자 간 갈등, 연금 개혁과도 결부된 세대 갈등 이슈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한길 위원장과 민간위원 24명을 위촉하고 업무 방향을 논의했다. 통합위에는 장관 10명도 정부위원으로 참여한다.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법치, 연대라는 보편적 가치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더 확산되고 통합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단순한 경제 성장이 아닌 고질적인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준비, 계층 이동 사다리를 통해 우리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확신을 공유하고 해묵은 갈등을 풀어가겠다”고 했다. 김한길 위원장은 “전임 대통령들도 비슷한 이름의 위원회를 뒀는데 성과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며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사회 곳곳의 갈등과 분열을 직시하며 실용적 해법을 구하겠다”고 했다.
통합위는 “대한민국은 갈등 공화국이고 사회는 ‘문화적 내전’ 상태”라며 “기술 발전으로 갈등 전선이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갈등 이슈의 시급성과 파급력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갈등 이슈별로 민간위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특위를 만들어 공론화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기획, 정치·지역, 경제·계층, 사회·문화 등 4개 분과에 야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에서 활동한 중도·진보 인사들과 젠더, 청년, 다문화 전문가 등도 참여하는 등 각 분야에서 외연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획 분과에는 최재천 변호사와 우석훈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 이우영 서울대 교수, 차인순 국회의정연수원 겸임교수가 위원으로 위촉됐다. 분과 위원장을 맡은 최 변호사는 과거 민주당에서 국회의원을 지냈다. 우 대표는 2000년대 중반에 세대 간 경제 불평등 문제를 다룬 ‘88만원 세대’란 책을 쓴 진보 경제학자다. 1971년생인 이우영 교수는 공법 분야 전문가고, 차 교수는 국회 여성가족위 수석전문위원을 거친 젠더 정책 전문가다.
정치·지역 분과는 김민전 경희대 교수가 분과 위원장을 맡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진영에서 각각 의정 활동을 했던 김영우·최명길 전 의원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소수자 혐오·차별 문제를 연구해온 정희옥 명지대 교수, 정당학회장을 지낸 이현출 건국대 교수, 다문화 청소년 전문가 정용화씨도 위원으로 위촉됐다. 정희옥 교수는 경실련 정치개혁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경제·계층 분과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위원장을 맡았고, 양계업으로 시작해 자산 10조원대의 하림그룹을 일군 김홍국 회장, 워킹맘 출신으로 아이 돌봄 업체를 창업한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데이터 기반 경제 분석 전문가인 이수형 서울대 교수,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한정화 한양대 명예교수와 함께 노동·시민운동을 하고 민변(民辯) 활동을 한 최원식 전 의원도 경제·계층 통합 정책을 연구한다.
사회·문화 분과는 사회학자인 윤정로 카이스트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장애인 보건 정책 전문가인 방문석 국립교통재활병원장(서울대 의대 교수),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배우 유동근씨 등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귀화인 출신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이자스민 정의당 이주민인권특별위원장은 다문화 이주민 통합 방안 등을, 임재훈 전 의원은 탈북민 지원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장을 지낸 임현진 위원도 사회 갈등 해결을 위한 이론적 조언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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