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통령 부부, 전쟁 중 패션지 화보 찍어 논란

김영준 기자 2022. 7. 28. 03: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패션 잡지 보그에 실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의 사진. 러시아와의 전쟁 도중에 찍은 대통령 부부의 화보를 두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보그 인스타그램

러시아와의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가 미국 패션 잡지 ‘보그’ 화보를 찍었다. 올레나 젤렌스카 영부인 인터뷰 기사에 포함된 화보다. 화보가 공개되자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를 응원한다는 반응과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대통령 부부가 패션 화보를 찍은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보그는 26일(현지 시각) ‘용맹의 초상: 우크라이나 영부인 올레나 젤렌스카’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젤렌스카 여사가 장기화하는 전쟁 속에서 국제 원조를 이끌어내고 국가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보그는 전쟁 발발 이후 젤렌스카 여사의 국내 연설, 미국 방문 등을 소개하면서 “여사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직접 세계에 알리고 있다. 트라우마를 겪는 우크라이나인들을 돕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고 했다.

기사와 함께 실린 화보 표지 사진에서 젤렌스카 여사는 검은색 바지와 단추를 푼 블라우스를 입고 대통령궁 계단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같은 장면을 다른 구도로 촬영한 사진에는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아내의 뒤편에 등을 보이고 서있다. 화보에는 이 밖에도 남색 롱코트를 입은 젤렌스카 여사가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공항에서 우크라이나 여군들과 찍은 사진, 대통령 부부가 끌어안거나 손을 맞잡고 찍은 사진도 담겼다.

화보가 공개되자 전쟁을 겪고 있는 나라의 대통령 부부가 패션 잡지 화보를 찍은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보그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 관련 게시물 4개에는 하루 만에 8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를 응원하는 이들과 비판하는 이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의 화보 촬영을 비판하는 이들은 “사람들이 죽고 있는데 영웅 행세를 하고 있다” “패션지 화보 찍을 시간에 국민을 도울 다른 일을 해야 하지 않느냐” “젤렌스키는 대통령인가 아니면 여전히 배우인가” 등의 의견을 내고 있다. 반면 부부를 지지하는 이들은 “다른 국가의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이다” “대통령 부부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부의 사진이 다른 어떤 말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보그는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의 연애사와 코미디 배우·작가로서 경력, 보안상 이유로 자녀들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부부의 현 상황 등도 소개했다. 보그는 젤렌스카 여사에 대해 “남편의 대통령 출마를 반대했지만, 그는 자원한 적도 없는 (영부인으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내는 나의 사랑이자 가장 좋은 친구이며, 애국자이자 훌륭한 어머니”라고 말했다. 젤렌스카 여사는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끔찍한 몇 달을 보내고 있지만,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