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불편하신 분들, IT기기 편하게 쓸 수 있게"

장형태 기자 2022. 7. 2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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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접근성' 끌어올리기 주력

최근 자폐 스펙트럼 장애, 다운증후군 등을 가진 인물이 드라마에 활발하게 등장하면서 IT 업계의 ‘접근성’ 기술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접근성(Accessibility)은 모두가 제품,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초기에는 주로 시각·청각 장애 등 장애인을 위한 개념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엔 일시적으로 신체가 불편한 사람, 고령자 등 비장애인으로 대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구글·카카오 등 테크 기업들은 장애인이 포함된 접근성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삼성전자·애플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새 제품·서비스를 선보일 때마다 접근성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최근 딥러닝,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접근성 기능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되는 추세”라고 했다.

◇모두에게 유용한 ‘접근성’ 기능

애플이 하반기에 배포할 예정인 새 운영체제(OS)에는 비장애인에게도 유용한 접근성 기능들이 탑재됐다. 예를 들어, 애플워치 이용자는 시계를 찬 팔의 손바닥을 두번 오므리는 것만으로 전화를 받거나 끊을 수 있게 된다. 다른 한쪽 팔을 다쳤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있을 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장애인이나 저시력자에게 유용한 ‘문 감지 기능’도 화제가 됐다. 아이폰 카메라를 켜서 건물 출입구를 비추면, 문이 현재 열려있는지, 닫혀 있을 경우엔 어떤 방식으로 열어야 하는지 상세히 알려준다. 애플은 “라이다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확보한 시각 데이터를 머신러닝(기계 학습)으로 분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작년 말 갤럭시폰 운영체제(OS)를 업그레이드하면서 ‘고(高)대비 테마’ 등 접근성 기능을 보강했다. 이는 어두운 배경과 밝은 글자 등 명암으로 사물을 구별하는 저시력자를 배려한 기능이지만, 비장애인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예를 들어, 검은색 바탕에 글씨와 각종 아이콘을 노란색으로 표시하는 식인데 눈의 피로를 덜고 어두운 곳에서 이용할 때도 유용하다. 갤럭시폰에는 구글의 음성 인식 기술을 활용한 ‘음성 자막 변환’ 기능도 탑재돼 있다. 상대와 대화할 때 이 기능을 켜두면, 70개 이상 언어와 방언을 감지해 자막이 화면에 나타난다.

삼성·애플 스마트폰 모두엔 ‘아기울음’ ‘초인종’ ‘자동차 경적’ 등 주변의 다양한 소리를 스마트폰이 인식해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것이지만, 이어폰을 끼고 있거나 주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삼성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TV 등 가전제품도 접근성 기능을 속속 확대 중이다. 휠체어 등을 탄 채로 리모컨을 조작하면 먼지가 있는 곳으로 로봇청소기를 이동시켜주는 ‘포인트 클리닝’ 기능, 인덕션에는 멀리서도 동작 여부와 불 세기를 확인할 수 있는 ‘가상 불꽃’ 기능 등이다.

◇접근성 조직 키우는 테크기업들

트위터는 지난 14일 사진을 문자로 표현해주는 ‘알트 텍스트 배지’ 기능을 업그레이드 했다. 사진을 올리려는 이용자에게 알트 텍스트 배지 기능 사용을 권장하는 알림을 보내는 식이다. 실제로 미국 나사(NASA)가 지난 13일 공개한 우주 망원경 제임스웹이 찍은 사진을 터치하면, 1000자에 가까운 사진 설명이 나온다. 트위터는 “시력이 낮은 사람이나 사진에 대한 추가 설명이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이용자에게 사진 설명 작성을 권장할 예정”이라고 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접근성 기능에 대한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 관련 부서를 점차 키우고 있다. 구글은 2013년 직원 5명으로 시작한 접근성 팀을 현재 수백명 규모로 확대했다. 트위터도 2020년 ‘접근성 센터’와 ‘경험 접근성 팀’을 신설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업계 최초로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 직책을 만들고, 중증 시각장애인인 자회사 링키지랩의 김혜일 팀장을 책임자로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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