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똑똑] 칩4·팹4

박순찬 기자 2022. 7. 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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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은 반도체, '4′는 동맹국 수
美가 안정적 공급 위해 제안한 韓·日·대만과의 '반도체 동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재료인 웨이퍼를 들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최근 반도체 관련 기사에 ‘칩4′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칩4(Chip 4)는 미국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한국과 일본, 대만에 제안한 소위 ‘반도체 동맹’을 뜻합니다. 칩은 반도체를, 4는 동맹국 수를 상징하죠.

미국은 반도체 설계와 장비 분야에서, 한국·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일본은 반도체용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네 국가가 동맹을 맺으면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 미국의 구상입니다. 이미 일본, 대만은 가입 의사를 전달했고 한국은 가입 여부를 논의 중입니다.

한국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중국은 한국의 반도체 수출 60%(홍콩 포함)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기술을 틀어쥐고 있는 미국과 손잡는 것이 불가피한 동시에 최대 시장인 중국과도 관계를 돈독히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죠.

한국에선 칩4란 용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사실 미국에선 팹4(FAB 4)라 불립니다. 해당 이슈를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국내 정부 부처에서도 공식적으로 ‘팹4′라 부릅니다. 팹은 반도체 제조 설비를 뜻하는 패브리케이션(fabrication)에서 따온 것으로,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을 ‘제조 설비가 없다는 뜻’에서 팹리스(fabless)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팹보다는 칩이 반도체란 뜻으로 더 쉽게 와닿는 측면이 있고, 미국 반도체 산업 지원법 이름(Chips Act) 등의 영향을 받아 칩4란 용어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말합니다.

팹4는 보통 ‘4총사’라고 할 때도 쓰입니다. fabulous(멋진)를 줄여 ‘fab 4′라 부르는 것이죠. 이런 중의적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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