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은 절세 찬스" 테슬라 주식 자녀에 증여해볼까

전문가 "오를 주식은 증여, 가망없는 주식은 손절 바람직"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보유한 테슬라나 애플 등 해외 주식의 주가가 올 들어 많이 하락했지만 약세장이 ‘절세 기회’가 될 수 있다. 주가가 떨어진 해외 주식을 자녀나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주가가 크게 회복될 가망이 없는 종목은 과감히 손실을 감수하고 팔아서 양도세를 절세할 수도 있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던 테슬라는 올 들어 주가가 26.5% 하락했다. 보유 금액 2위인 애플(-14.4%)과 3위 엔비디아(-43.8%) 등도 증시 약세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도 서학개미(해외 주식 투자를 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20억달러 이상 순매수하는 등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주가가 하락했을 때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절세가 가능하다.

◇해외 주식 증여는 ‘1석2조’ 절세 가능

국내 주식과 달리 해외 주식 증여는 증여세 외에 양도소득세도 줄이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예컨대 테슬라 주식을 1000만원어치 사서 3000만원까지 올랐다가 하락해 2000만원인 상황이라면,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자녀가 미성년자라면 10년 단위로 2000만원까지만 증여세 기본 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3000만원일 때 증여를 했다면 기본공제액보다 많은 1000만원에 대해서는 97만원의 증여세(1억원까지 세율 10%·자진 신고 시 3% 세액공제)를 내야 한다. 반면 2000만원일 때 증여를 한다면 증여세가 없다.

양도세도 줄어든다. 만약 1000만원에 산 테슬라를 본인이 3000만원으로 회복했을 때 팔면, 2000만원 매매 차익 중 기본 공제액 250만원을 제외한 1750만원에 대한 385만원의 양도세(양도세+지방세 세율 총 22%)를 내야 한다. 반면 2000만원일 때 자녀에게 증여를 했다면, 똑같이 3000만원에 팔더라도 매매 차익이 1000만원이라 세금이 165만원으로 줄어든다.

증여세를 내지 않는 선에서 해외 주식을 증여하면서 양도세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미성년자 자녀의 경우 10년 단위로 2000만원(성인 자녀는 5000만원), 배우자는 6억원까지 기본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증여 가액은 증여하는 날 기준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종가 평균으로 결정되고, 해외 주식은 증여하는 날의 환율이 적용된다. 증여 신고는 증여한 달의 마지막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김예나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증여 금액이 기본 공제액 이내라 세금을 낼 것이 없더라도 증여 신고를 해둬야 증여 이후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은 온전하게 ‘자녀의 이익’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가망 없는 주식 팔면서도 절세 가능

해외 주식은 1년 단위로 모든 종목에서 거둔 수익과 손실을 합쳐서 ‘순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세무 전문가들은 향후 주가 상승 전망이 높지 않은 종목은 과감하게 팔아서 이 ‘손실’을 절세 도구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서 테슬라 한 종목에서 500만원의 수익을 냈다면 55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테슬라에서 500만원의 수익을 올렸더라도 앞으로 주가가 크게 오를 것 같지 않은 종목을 팔아서 300만원의 손실을 봤다면, 순수익이 기본 공제액 250만원보다 적은 200만원이라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증권가에서는 “하락이 두려워 우량주를 팔면 안 되지만, 가망 없는 종목은 정리하라”고 조언한다. 김예나 팀장은 “앞으로 주가 흐름이 어떻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니, 절세를 위한 매도 종목은 11~12월 정도에 결정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