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반만에 워싱턴 방문한 트럼프.. "패배 인정 안해" 출마 시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퇴임 이후 처음 워싱턴DC를 방문해 연설하며 차기 대선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미 언론에선 “트럼프의 선전포고”라는 해석이 나왔다.
26일(현지 시각)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친(親) 트럼프 성향 싱크탱크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연구소가 주관한 콘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다시 강조했다. 그는 “나는 두 번째 선거에서 훨씬 더 잘했고 이겼다”며 “(선거는) 매우 썩었고 불명예스러웠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대선)을 다시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를 바로 세우자”고 했다. 차기 대선에 대해서는 “더럽고 치사할 것(nasty and mean)”이라고 비꼬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을 범죄와 공공 안전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밝히는 데 할애했다. 그는 “안전이 없다면 자유도 국가도 없다”며 “아메리카 퍼스트는 ‘안전 퍼스트’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리를 청소하고, 국경을 통제하며, 쏟아져 들어오는 약물을 막고, 미국의 법과 질서를 신속히 회복하는 것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는 없다”고 했다. 트럼프가 2017년 대통령 취임 당시 강조했던 ‘법과 질서’ 기조와 유사한 대목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날 트럼프의 연설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내년 대선 출마를 향한 트럼프의 선전포고라고 해석했다. 애틀랜틱은 “2024년 대선 연설의 예고편을 듣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동맹들이 재집권(a second term)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선 패배 후 결과에 승복했던 ‘러닝메이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이날 “선거는 미래에 대한 것이고 지금은 미국을 되돌리기 위한 담대하고 긍정적인 어젠다를 내놓아야 할 때”라며 트럼프에게 대립각을 세우는 발언을 했다. 그는 영아메리카재단 행사 연설에서 “어떤 사람들은 과거에 초점을 맞추기를 선택할지 모른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나는 이슈를 보는 실질은 다르지 않지만, 관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