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행' 돌출 변수에 커지는 미·중 군사 충돌 우려..바이든·시진핑, 28일 긴장 완화 '담판'
우크라이나·경제 문제도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28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미국 언론이 26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중 정상 간 통화는 지난 5월부터 예고됐던 것이지만, 최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 소식이 알려지고 중국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의 대화에서는 대만을 둘러싼 긴장,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 영역을 포함한 양국 간 경쟁을 관리하는 방안 등 모든 것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후 4차례 전화나 화상으로 시 주석과 대화했으며, 마지막 통화는 지난 3월이었다.
두 정상 간 대화가 특히 주목을 받는 것은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이 불러온 파문 때문이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막기 위해 국방부까지 직접 나서 미국에 공개 경고를 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탄커페이(譚克非)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만약 미국 측이 자기 고집대로 한다면 반드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 내에선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대만 진입을 봉쇄하기 위해 대만 전역을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거나, 군용기들을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시킴으로써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군도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해 항공모함을 기동하거나 전투기를 파견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실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중국 해군 전문가인 리제(李傑)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미군이 펠로시를 호위하기 위해 항공모함을 보낼 수도 있다고 하는데 중국 역시 항모 2척을 보유하고 있다”며 “양측이 모두 거대한 선박을 항로에 배치하는 것은 너무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정부는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 방문의 위험성에 대해 물밑에서 적극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 사실이 알려진 순간 양국 국내 여론이 가세하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흐르는 조짐이다.
미 의회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을 취소할 경우 중국의 ‘협박’에 굴복하는 것이라면서 강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도 시 주석의 3연임 결정을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여론상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용인할 여지가 넓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추진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미·중관계는 극도로 민감한 시기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우리는 매우 위험한 순간에 놓여 있으며 두 정상은 신중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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