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국가가 국가냐" 헝가리 총리 망언에.. 측근도 사표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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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혼혈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뒤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헤게뒤시는 문제가 된 오르반 총리의 발언을 "순전히 나치의 글"이라고 쏘아붙인 뒤 "당신이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건 내 악몽에서조차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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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혼혈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뒤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20년간 함께해온 최측근마저 그의 발언에 맹비난을 퍼부으며 사표를 내던졌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의 ‘오른팔’이던 사회학자 즈사 헤게뒤시는 이날 “(나치 선전장관) 괴벨스에 견줄 만하다”고 적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가디언은 “헤게뒤시는 오르반 총리의 최장수 고문 중 하나로 2002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설명했다.
헤게뒤시는 문제가 된 오르반 총리의 발언을 “순전히 나치의 글”이라고 쏘아붙인 뒤 “당신이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건 내 악몽에서조차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썼다. 이 같은 내용은 헝가리 잡지 HVG를 통해 공개됐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르반 총리 측근 사퇴는 이례적인 일이며, 그를 향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은 더욱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르반 총리는 사직서를 받아들이면서도 서한을 통해 “정부는 반(反)유대주의와 인종차별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헤게뒤시는 한 차례 더 보낸 서한에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당시 수많은 사람이 사망한 건 증오가 처음 대두했을 때 너무 많은 이가 침묵한 탓”이라고 반박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금까지 사법 독립 침해, 반이민 정책, 인종 차별, 성 소수자와 이슬람 혐오, 언론 탄압, 선거 조작 등으로 논란을 몰고 다녔다.
유럽연합(EU)에서도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장 아셀보른 룩셈부르크 외교ㆍ유럽부 장관은 폴리티코에 보낸 이메일에서 “오르반 총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런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발언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의 발언이 EU 조약, EU 기본권 헌장의 정신과 내용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의 튀티 투푸라이넨 유럽 담당 장관도 “이 같은 끔찍한 발언이 헝가리 전체를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 발언으로) 헝가리는 문명국가에서 고립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르반 총리는 23일 루마니아 방문 도중 연설에서 유럽인과 비유럽인이 뒤섞이는 국가를 겨냥해 “우리는 혼혈 민족이 아니며, 혼혈 민족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유럽인과 비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더는 국가가 아니다”라고도 언급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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