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경찰 독립된 나라 없다"..한정애 "초유의 대범한 장관"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탁지영 기자 2022. 7. 27.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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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경찰국 만들어 행안부 장관이 경찰 직접 지휘하려 하나"
이, 경찰회의 '쿠데타' 발언엔 "지나쳤다는 비판 겸허히 수용"
코로나19 재유행 관련해 현 정부 '과학방역'의 실효성 논쟁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논쟁으로 재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등을 상대로 경찰국 신설 문제를 집중 추궁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장관에 대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여야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문재인 정부의 방역정책 차이를 비교하며 ‘과학방역’과 ‘정치방역’ 논쟁으로 맞붙기도 했다.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국회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첫 주자로 나서 “경찰국 신설은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을 직접 지휘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이 장관을 직격했다. 그러자 이 장관은 “개별 법령에 있는 장관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세상 어디에도 경찰이 독립된 나라는 없다”고 했다.

한 의원은 “현재 국가경찰위원회를 통해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지 않냐”고 추궁했다. 이 장관은 “국가경찰위는 행안부 내 자문위원회다. 심의·의결한 내용은 아무런 기속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한 의원이 “국가경찰의 최고 의사결정기구를 자문위라고 격하하는 초법·탈법적인 헌정 초유의 대범한 장관이 나왔다”고 비판하자 이 장관은 “2019년에 이미 지난 정권에서 법제처가 자문기구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맞받았다.

경찰 출신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서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잘 지켜졌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국가경찰위가 지난 30여년 동안 515회 회의를 하며 부결시킨 안건은 단 3건이다. ‘거수기 위원회’ ”라고 했다.

이 장관은 이 의원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12·12 쿠데타’라고 비유한 발언에 대해 “다소 수위가 높은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발언이 지나쳤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응답이 설전 양상으로 펼쳐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 장악 사과하라”고 외쳤고, 국민의힘 측에선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했나”라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코로나19 재유행 사태와 관련해선 전·현 정부 방역정책 책임 논쟁이 펼쳐졌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여권이 문재인 정부의 ‘K방역’을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 “과학방역과 정치방역의 차이점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거리 두기 등 정부의 공권력이 작용되는 분야가 과학적 근거에 의해 이뤄지는 건지, 정치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분야(인지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주창하는 ‘과학방역’ 기조의 실효성을 지적하자 한 총리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을 때 대응하는 때와 여건이 달라졌다”며 “확진자 수는 급속하게 늘고 있지만, 백신을 잘 맞고 개인 방역을 잘한다면 중증화로 가는 확률이 낮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라고 답했다. 한 총리는 김 의원이 자가격리에 따른 생활지원비 폐지 등 지원이 줄어든 점을 따지자 “상황이 나빠졌을 때 대비해 재원을 아끼는 차원”이라며 “국가가 지원금을 준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노총 언론노조는 문재인 정부 때 적폐몰이로 공영방송을 장악했고 지금까지도 불공정 편파 방송을 자행하고 있다”고 하자, “방송을 어느 특별한 성향을 가진 분들이 장악해 방송 내용이 영향을 받는 건 민주주의에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투명하고 공정하고 독립적인 공영방송 지배구조가 설계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박 의원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경제인 사면을 적극 검토해야 된다.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 없는가’라고 묻자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박홍두·문광호·탁지영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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