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이름으로 남은 청춘들..한국전쟁 '추모의 벽' 준공
[뉴스데스크] ◀ 앵커 ▶
한국 전쟁 전사자 4만 3천808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이 워싱턴에서 준공식을 하루 앞두고 유가족들에게 먼저 공개됐습니다.
2010년 사업이 추진된 지 12년 만인데요.
워싱턴에서 김수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수 많은 청춘이 한 줄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4만 3천 808명.
통계 숫자로만 기억되던 죽음은 이제 각자의 이름으로 기억됩니다.
1950년 11월 30일 평안남도 창천강 전투에서 중국군에게 체포돼 다음해 전사 처리된 도널드 디 네론.
유해조차 찾지 못한 그 이름 앞에서 얼굴도 모르는 조카는 마침내 사진을 찍었습니다.
[샤리/유가족] "마침내 완성됐습니다. 정말 기뻐요. 완공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농사를 짓다 참전해 22살의 나이로 전사한 찰스 제프.
그 이름을 물려받은 조카는 먼저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대신해, 사진을 들고 삼촌을 찾아왔습니다.
[찰스/유가족] "어머니는 추모의 벽을 만든다고 했을 때, 삼촌 이름이 새겨지길 기다렸어요. 하지만 못 보고 떠났습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존재했던 할아버지를 손녀는 이제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됐다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켈시/유가족] "저희 할머니에겐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됐어요."
한국 전쟁이 끝나고 69년이 지나, 전사자 4만 3천 808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이 마침내 완공됐습니다.
2010년 추진된 이후 12년 만입니다.
한국 정부의 예산 260여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존 틸럴리/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재단 회장] "가장 중요한 것은 남아있는 유가족 여러분입니다. 전사자들의 가족 여러분을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행사장을 찾은 5백여 명의 유가족들은 먼저 떠난 이름 앞에 눈물을 훔쳤고, 손으로 짚어보고, 탁본하며 순간을 기록합니다.
남은 이름 앞에는 영원한 사랑을 뜻하는 연한 노란색 장미가 놓였습니다.
참전 용사 유가족들에게 하루 먼저 공개된 추모의 벽은 한국전쟁 69주년 정전기념일인 내일 공식 제막식을 하고 일반에 공개됩니다.
워싱턴에서 MBC뉴스 김수진입니다.
영상취재: 이상도(워싱턴) /영상편집: 이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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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상도(워싱턴) /영상편집: 이정섭
김수진 기자 (s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2759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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