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 노동부가 직장갑질 개선 요구, 회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코로나가 끝나고 한국의 직장인들이 복귀하자, 'gapjil'도 함께 돌아왔다."
이달 초 CNN과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3년 전에는 국회가 직장 내 괴롭힘을 막는 법까지 만들었지만, 우리나라 직장 문화는 좀처럼 달라지지 않습니다.
뉴스데스크는 오늘부터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짚는 연속보도를 시작합니다.
문제를 제기하면 해결되긴커녕 오히려 더 큰 피해로 돌아오는 현실.
오늘은 첫 순서로,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마저 인정하지 않고 있는 대형마트, 홈플러스를 고발합니다.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영화 <카트> (2014년)] "벌점 50점 넘으면 반성문 쓰는 거 아시죠? <이거 부당 해고예요. 회사의 일방적인 계약 위반이라고요.> 근데 이 아줌마들이."
대형마트 직원들의 노동 현실을 다룬 영화 카트.
현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홈플러스 구미점에서 2005년부터 일한 김미영 씨.
일 잘하고 친절해서 우수사원으로 뽑힌 적도 여러 번.
그런데 매니저가 새로 오면서 삶이 달라졌습니다.
고객들 앞에서 폭언.
직원들 편가르기.
그리고 집단 따돌림까지.
[김미영(가명)] "폭언을 그냥 심장 찌르듯이 되게 날카롭게 해요. 말에 비수가 들어있는 것 같아요. 막 당하고 나면 그냥 아파요, 그냥."
점장에게 알리고 7개월이 지나서야, 매니저는 다른 점포로 옮겨 갔습니다.
하지만 집단 따돌림은 더 심해졌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로 쓰러져, 119에 실려간 적도 있습니다.
[김미영(가명)] "제가 휴게실에서 울면서 매달렸어요. '너무 힘들다.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이야기해줘. 그러면 내가 고치겠다.' 그런 이야기를 왜 자기한테 하는가 물어요. 자기한테 이야기하지 말래요."
결국 본사 감사팀에 정식으로 신고했습니다.
2020년 11월 1차 조사, 2021년 4월 2차 조사.
두 번 다 결론은 같았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는다."
[김미영(가명)] "증거 부족이래요. 그럴 때마다 점장님은 법으로 해라, 법으로 해서 입증이 되면 조치를 해주겠다."
그래서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된다"고 결론 내고, 회사에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김 씨에게 정신질환이 발병했다"면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습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차 조사 결과 "고성 질책, 비인격적 언행, 파벌 형성, 직책을 이용한 강압행위"가 있었다고 했지만, 그래도 "직장 내 괴롭힘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홈플러스 감사팀(3차 감사결과 통보)] "근로복지공단과 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고 조사하는 책임을 가진 기관이 아닙니다. 해당 건에 대해서 조사하고 판단해서 조치할 의무와 책임은 각 사업장에 있는 겁니다."
홈플러스는 "고용노동부가 직접 조사도 하지 않고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했다"며 불만을 드러냈지만, "개선 요구는 모두 이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홈플러스가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닙니다.
2년 전 월곡점에서도 고용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고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가해자에게 견책 처분만 내리고 한 달도 안 돼 오히려 승진시켰습니다.
피해자를 도운 직원 3명은 명예훼손과 건조물침입으로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서현권 / 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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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서현권 / 영상편집: 류다예
차주혁 기자 (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2747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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