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에 폭염, 고혈압 비상... 이러면 혈압 4~8 떨어진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고혈압 환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무더운 실외와 냉방 실내를 들락날락거리게 되면, 급격한 체온 변화와 함께 혈압도 요동친다. 우리 몸은 올라간 체열을 방출하려고 혈관을 확장하는데, 고혈압 약 복용자는 이 과정이 급속히 일어나 어지러울 수 있다. 심하면 실신한다. 코로나19 재유행, 마스크로 답답한 숨쉬기, 폭염 등 3중고에 시달리는 시기, 혈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때다.
◇코로나 이후 고혈압 급증
지난해 고혈압으로 병·의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1374만명에 이르렀다. 국민건강보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후 최근 2년 간 고혈압 환자가 한 해 52만, 53만명씩 늘었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증가 폭을 뛰어넘는 수치다. 거리 두기와 재택 근무에 따른 운동량 부족, 감염병 불안 스트레스, 염도가 높은 배달 음식 위주 식사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고혈압이 있으면,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돼 병원에 입원할 위험이 정상혈압인 사람보다 2배 넘게 높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아직 정확히 모르나, 고혈압이 있으면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오고 동맥 내경이 좁아져 조직에 산소 공급량이 줄어든다. 세포에 만성 염증 반응도 일어난다. 그 상태에서 코로나에 감염되면, 폐포가 일부 손상돼 충분한 산소가 순환하지 않게 되고, 조직과 세포는 산소 부족을 더욱 겪기 때문에 쉽게 중증화된다는 해석이다. 코로나로 고혈압이 늘고, 재유행으로 증증화 위험 확률도 높아진 셈이다.
폭염 속 마스크 착용도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 무더위에도 참고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호흡이 잦고 얕아진다. 마스크 속 이산화탄소 비율이 올라간 공기를 들이마시게 되고, 이는 뇌혈관 확장으로 이어져 두통과 불안 스트레스가 유발되고, 혈압도 상승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스크 호흡은 탈수를 촉발하는데, 이뇨제 성분의 혈압약을 먹는 사람은 탈수가 더 심해질 수 있다.
◇생활 습관 개선으로 혈압 떨궈야
고혈압 약을 먹고 있다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증상이 없기에 혈압약을 무심코 끊는 경우가 있는데, 약 중단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예전의 고혈압으로 돌아간다. 코로나 사태 초창기에 혈압약이 되레 코로나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설이 돌았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비만, 흡연 등 심혈관 위험 요인이 있으면 수축기 혈압을 충분히(130㎜Hg 이하) 떨어뜨려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집에서 가정용 혈압계로 매일 아침과 자기 전에 혈압을 재고 기록해 두는 것도 좋다. 변화를 알아야 대처가 가능하다.
꾸준히 운동하면 혈압은 떨어진다. 혈류가 개선되고, 혈관 탄력성이 좋아진 덕이다. 하루 30분 빨리 걷기만 해도 혈압은 4~8 떨어진다. 소주 한 잔 이하의 절주와 금연을 해도 혈압은 6~12 내려간다. 체중을 1㎏ 뺄 때마다 혈압은 1씩 떨어진다.
무엇보다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 함유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섭취 빈도와 양을 감안했을 때, 한국인 나트륨 과다 섭취에 작용하는 음식 순위는, 첫째 염도 높은 김치, 둘째 국물이 짠 라면과 국수, 된장국, 셋째 염도가 높아도 잘 느끼지 못하는 뜨거운 김치찌개, 된장찌개, 청국장 등이다.
일본 오사카대 연구에 따르면, 생활 습관 개선으로 인한 혈압 관리와 수명 연장 효과는 80세 이상에서도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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