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람 중사 숨진 그곳에서..유서엔 '부대 내 괴롭힘' 정황
[뉴스데스크] ◀ 앵커 ▶
고 이예람 중사가 근무하던 부대에서 이달 초 숨진 여군 부사관이 이 중사가 숨졌던 바로 그 관사에 배정이 돼서 생활해 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또, 부대 내에서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던 정황도 드러났는데요.
MBC가 입수한 유서에는 입대 후에 고통을 호소하던 강 하사가 이전에도 극단적인 시도를 했던 사실이 적혀 있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9일, 공군 부사관 21살 강모 하사가 숨진 채 발견된 20전투비행단 내 관사.
바로 지난해 5월, 고 이예람 중사가 숨진 곳과 같은 방이었습니다.
이 중사의 비극 이후 6개월 간 비어있던 곳을 초임 하사였던 강 하사에게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배정한 겁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아무도 안 살려고 하는 이 관사를 대충 그냥 떠넘긴 거라고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실제로 강 하사의 방에서 발견된 우편물에는 고 이예람 중사의 남편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강 하사는 이 사실을 석 달 전에야 알았습니다.
[김형남/군인권센터 사무국장] "동료들에게 공포감이나 황당함, 그리고 어려움들을 많이 호소를 하신 걸로 확인이 됩니다."
강 하사의 유서로 추정되는 수첩에서는 부대 내 괴롭힘 정황도 발견됐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데 다 뒤집어 씌운다",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상사님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그러냐", "만만해 보이는 하사 하나 붙잡아서 분풀이한다"며 입대를 후회하는 말을 남겼습니다.
[유가족 법률 대리인] "'군대만 안 왔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라는 말을 몇 번 써놨어요. 후회된다는 내용이 여러 번 나와요."
MBC가 추가로 입수한 유서에는, 강 하사가 이전에도 부대에서 같은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사실이 적혀 있었습니다.
극단적인 선택을 염두에 두고 몇 달에 걸쳐 신변을 정리해온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반복적으로 자신의 앞날을 암시한 강 하사는 "완전히 고립돼 손 뻗어도 잡아주는 사람 한 명 없는 상황"이라며 고립감과 무력감을 여러 차례 토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군사 경찰이 강 하사의 사망을 확인한 즉시 군인권보호관에게 알려야 했는데도 2시간이 지나서 통보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국방부는 강 하사에게 관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설명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며, 인권위에 사망 사실을 언제 알렸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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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기자 (citize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92740_357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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