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급등, 위기의 제주 농민
[KBS 제주] [앵커]
고물가·고유가·고금리, 이른바 '신 3고(高)시대'에 농가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비룟값과 인건비 상승 등 생산비가 급등하면서 제주 농가들은 벼랑 끝에 몰리게 됐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다음 달이면 월동무를 파종해야 할 농민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하루 6~7만 원 하던 인건비가 13~14만 원으로 2배나 뛴 데다 일손을 구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또, 지난해 중국발 요소 사태 이후 요소비료 가격은 3배 이상 올랐고, 다른 무기질 비료도 2배 가까이 가격이 줄인상하는 등 비룟값도 천정부지로 올라,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막막한 심정입니다.
[강동만/월동무 농가 : "(비룟값이 너무 많이 올라) 비료를 적게 써야 할지 지금 고민이 많은 상태이면서, 또 파종에 막상 들어가면 인부들 문제 때문에 파종이 제대로 될지."]
시설 하우스 농가는 고유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여름이 지나면 보일러를 가동해야 하는데, 불과 1년 사이 유류비가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겨울철 하우스 난방에 많이 쓰이는 면세 실내등유는 2020년 6월 600원대에서 지난달 1천300원을 돌파해, 불과 2년 만에 갑절 이상 뛰었습니다.
최근 제주에선 비싼 시설비를 내며 하우스로 전환하는 농가가 점차 늘고 있는데, 기름값 부담이 2배로 늘면서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현민철/하우스 감귤 농가 : "(수익이) 마이너스가 되니까 농사를 짓지 못하는 그런 경우들이 발생할 것이고. 그러면 연쇄 도산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아마 남원읍에는 크게 닥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농민들은 생산비가 급등하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며, 제주도와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김윤천/전국농민회제주도연맹 의장 : "농업 생산비 급등의 요인은 분명히 나와 있었습니다. 당국에서도 발 빠르게 대처를 하고, 지속적인 농업을 위해서 충분하게 대안을 마련할 기회가, 그리고 시간이 있었음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신 3고(高)' 터널 속에 제주 농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준/그래픽:변연주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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