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만의 파업 마무리..흩어진 조합원들
[KBS 전주] [앵커]
고공농성으로 이어진 참프레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이 27일 만에 끝났습니다.
손해배상 철회와 일부 노동 조건 개선 등의 합의가 이뤄진 건데, 갈등의 불씨는 여전합니다.
안승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고공농성을 하던 노동자들이 사료탑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참프레의 손해배상 청구에 맞서 온 화물연대 노동자들입니다.
닭과 사료 등을 운반하는 화물 노동자들과 사측의 협상이 타결되면서 부안과 군산에서 이어진 파업이 마무리됐습니다.
파업을 시작한지 27일만입니다.
여덟 차례 교섭 끝에 양측은 업계 최저 수준인 운송료를 2% 높이고, 소독비와 회차료, 유류비 등도 인상하는데 합의했습니다.
백70억 원대에 이르는 손해배상 청구도 철회하기로 했지만, 앙금은 남아있습니다.
민주노총 탈퇴를 조건으로 30여 명은 일터로 돌아갔지만, 9명은 회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최현호/화물연대 전북본부 참프레지회 사무처장 : "나머지 사람들이 손배에 대한 부분을 책임지고 떠나는 거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회사가 처음부터 교섭에 성실히 임했다면 파업까지 안 올수도 있지 않았을까…."]
노동자들은 이전부터 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사측의 움직임이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45명에 달했던 조합원들이 흩어지며, 계약 조건과 처우 등이 나빠지더라도 앞으로 사측과 교섭이 어려울 거라 우려합니다.
[회사 복귀 노동자/음성 변조 : "한 사람씩 빼내 가려고 많이 전화했죠. 그 대신에 민주노총에서 탈퇴하라고. 착잡하죠. 마음도 아프고. 동료들을 어떻게 보겠어요."]
업체는 파업 장기화로 누적된 손해가 커져 배상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
또 다른 조합 간의 노노 갈등 중재를 요청했을 뿐, 화물 기사들의 노조 활동에 개입하지 않았다고도 했습니다.
[참프레 관계자/음성 변조 : "물류회사에서 한 거죠. 저희가 한 게 아니고. 쟁의 활동이니까 다시 돌아오려면 탈퇴해야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인 거잖아요. 우리가 강요해서 탈퇴해라 그렇게는 못 해요."]
파업은 끝났지만, 노사 모두 적잖은 상처를 안은 채 갈등의 소지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안승길입니다.
촬영기자:박용호
안승길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