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인분 시켜놓고 '노쇼'.. 피해자 속출
[앵커]
식당 등을 예약한 뒤 나타나지 않는, 이른바 '노쇼',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충 가운데 하나입니다.
최근 서울의 한 김밥집에서 한 남성이 김밥을 대량 주문해놓고 음식값도 안주고 찾으러 오지 않았는데, 파악해 보니 피해를 본 가게가 한두곳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A 씨의 김밥 가게에 한 남성이 찾아왔습니다.
김밥 40줄을 예약하고선 음식값은 나중에 주겠다고 했습니다.
[A 씨/김밥집 운영/음성변조 : "코로나 터지고 혼자 근근이 버티고 있는 거죠. (주문이) 40개가 들어오니까 너무 반가워서 신나게 했었어요."]
A 씨, 김밥을 다 만들어 놓고 기다렸지만, 남성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음식값 역시 받지 못했습니다.
그제야 전화를 해 보니 엉뚱한 사람이 받았습니다.
[A 씨/김밥집 운영/음성변조 :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거죠. 그냥 한참 앉아 있었어요.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니까. 저 많은걸."]
김밥은 모두 버려야 했고, 하루 치 벌이를 손해 봤습니다.
남성이 남긴 번호로 취재진이 전화를 걸어 봤더니, 이런 전화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B 씨/번호 도용 피해자/음성 변조 : "중국집도 연락 왔었고, 카페나 꽃집, 가구점, 옷가게 다양하게 왔었어요."]
번호를 도용당한 B 씨는 많을 땐 하루에도 몇 번씩, 7년 넘게 전화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해당 업체들을 찾아가봤습니다.
가게에서 가장 비싼 음료를 10잔 넘게 주문하고.
[○○카페 사장/음성변조 : "신고를 할까 생각도 하긴 했었는데 또 워낙 소액이기도 하고..."]
중국음식점에선 돈을 주겠다고 해놓곤 연락 두절이었습니다.
[○○중국집 사장/음성변조 : "(이분 맞나요?) 네네. 키 크고, 꽤 시켰어. 10그릇 넘게 시킨 거 같긴 한데. 직원들 오랜만에 한 번 먹인다고..."]
피해는 주로 사장이나 종업원이 혼자 근무하는 작은 업체에 집중됐습니다.
예약 부도, '노쇼'를 가볍게 여길 수도 있지만, 반복되고 피해가 크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됩니다.
경찰은 이 남성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김형준/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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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슬 기자 (moonste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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