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명'에 맞서라] 김민석 "이재명 당대표 명분·대의 없어..적임자는 나"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구도와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경쟁구도로 흘러가는 가운데, 그 틈을 파고든 주자가 있다. 지난 1991년 약관 27세의 청년으로 정치계에 등장했던 86그룹 출신(80년대 학번, 60년대 생), 3선 김민석 의원이다. 그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디지털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당 대표는 누가 가장 역량있고 시대정신과 맞닿아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80년대 이후 국내외 환경이 변했지만 당은 이런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고, 상식과 원칙도 무너져버렸다"고 직격탄을 쐈다.
특히 당내 어대명 기류를 두고 "이 의원이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명분과 대의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당의 리더십은 도덕적 권위가 필요한 데 '선공후사', '선당후사'에 대한 암묵적인 믿음을 흔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둘러싼 많은 의혹제기에 대해 반드시 답을 내놓기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당 대표에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다른 후보들보다 훨씬 젊을 때부터 여러 일을 하며 '검증'을 받았고, 안정적으로 새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후보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도덕적 권위를 다시 세우고, 상시적인 혁신으로 '선당후사' 의 믿음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내 세대교체 대상으로 지칭되는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생)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 출마를 결심하신 계기는.
"사실 18년 동안 현업 정치인이 아니었다가 돌아왔다. 이제 왔는데 나가라고 하나(웃음). 다만 정치를 처음 시작한 6년은 활발하게 했다. 최연소 서울시장까지 했다. 18년간 원외에 있을 때는, 다양한 공부도 하고 새로운 흐름을 익혔다. 그래서 지금 필요로 하는 역량이나 시대정신에는 닿아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지금 당대표 선거도 누가 가장 역량이 있고 시대정신에 닿아있는가를 판단하는 자리다. 86세대,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생) 혹은 전대협, 한총련 식의 운동권, 이런 인위적인 틀을 본질적인 문제로 보진 않는다."
-현재 민주당이 직면한 문제는.
"두 가지다. 시대 흐름에 맞게 당이 노선이나 정책을 진화시키지 못한 문제가 있고, 민주당의 도덕적 가치가 무너졌다는 문제가 있다."
-도덕적 가치에 대한 문제라는 것은 최근 당내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민주당에 대해서 국민들이 갖던 기대감은 태도와 언어의 품격, 포용력이었다. 이런 부분들이 무너진 게 큰 타격을 줬다. 또 내부적인 성 문제, 내로남불 문제도 누적됐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지휘부의 결정에도 원칙과 상식이 무너졌다. 시대가 흘렀어도 도덕적인 가치를 지켜가는 정당으로서 자부심이 있었는 데 이런 부분들이 흔들린 게 굉장히 뼈 아프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제기한 성 비위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당시 박 전 위원장은 '짤짤이' 논란 있었던 최강욱 의원의 징계도 역설했다.
"일반론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지 않나.타당한 지적을 했다. 그러나 그 사안을 그런 방식으로 하는 게 옳으냐에 대해서는 다른 문제다. 공적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둔 상황인데다 정치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인가.
"아니다. 제가 알기로는 당시 윤리심판원 절차가 진행중이었다. 게다가 당사자가 소명을 하고 있었다. 그런 것을 무시할 수는 없지 않은가.
-97세대가 당을 개혁할 대안이 될 수 있는가.
"97이냐가 문제가 아니다.당에 필요한 건 세 가지다. 첫째 시대 흐름을 잘 읽고 제시할 수 있는가, 둘째 당을 어려운 상황에서 화합해 낼 수 있는가, 셋째 총선에서 혁신을 끌어갈 수 있나이다. 이런 역량이 있는 대표를 뽑아야 한다. 만일 97세대가 대안이라고 한다면 '누가 그 일들을 해낼 수 있나'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조건에 김민석은 부합한다고 보는가.
"나는 계파에 기대 정치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분(97세대)보다 훨씬 젊을 때 여러 일을 하며 검증을 받았다. 그건 유일하다. 확고한 비교 우위가 있다. 당의 큰 선거를 30대부터 총괄해서 맡아서 치러보기도 했고 창당, 공천, 영입을 다 하면 서아울러 본 경험이 있다. 이미 인정을 받았다. 또 어젠다를 제시하는 정책으로 흐름을 제시해본 경험도 있다. 예컨대 총선 전 코로나가 있던 시기에 헬리콥터 정책이 필요해 재난지원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고 그 방향으로 갔다. 스태그플레이션을 예상해 패키지 뉴딜이 필요하다고 해서 유류세 소득세 구간, 식대도 제일 먼저 제안했다. 7개 정도 정책 방향을 말했는데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무엇보다 큰 선거를 성공시켜 봤다. 이 일은 아무도 해보지 못했다. 이재명 의원도 해보지 못했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일과 관련해선 '김민석에게 맡기면 실수가 없고 안정적으로 성공시킨다', '말 실수도 하지도 않는다'는 것은 정평이 나있다고 본다."
-경쟁력을 말씀하셨기 때문에 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다. 당내 '어대명' 기류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 의원의 지지세가 강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이다. 직전 대선후보였다. 저를 포함해 다같이 선거운동을 했는데 지지세가 많은것은 당연한거 것 아니냐.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이재명이 당대표를) 해야 한다는 명분과 대의가 확보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목요일에 경선후보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본선구도로 가면 '정말 대표로 (당을) 끌고갈 수 있을 지'에 대한 판단은 그 때부터다. 통상 선거를 볼 때, 가령 대선때도 TV토론 한 두번 하고 나서 지지율이 출렁이고 하지 않나. 실제 게임은 그 때 시작한다고 본다. 정식 엔트리가 확정되면, 어대명, 97이 아닌 새로운 프레임이 나올 것이다."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때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지방선거를 공적 판단에 입각해서 바르게 했느냐 안 했느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가령 서울시장 공천 같은 경우에 한 두 사람이 아니라 당 전체, 당의 많은 후보들의 생사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였다.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결국 당 지도부가 본인의 이러저러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어도 구분해서 바로 할 수 있는 가의 문제다. 정치가 복잡하지 않다. 상식과 원칙을 갖고 할 수 있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지 않는가. 그러나 대부분 생각하는 상식대로 안됐다. '왜 그랬지?' 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박 전 위원장이 폭로한 '셀프공천' 문제도 있고, '사당화' 우려도 나온다.
"당의 리더십은 도덕적 권위가 필요하다. 사안에 대한 결정이 공적인 것에 우선해서 내려졌는 지 봐야 한다. 총선 공천도 '선공후사', '선당후사'의 암묵적인 믿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의원이) 그런 믿음을 흔든 것이지 않나. 가장 기본적인 것이 안 됐다는 것이다.(많은 의혹제기에 대해) 답하지 않고 '잘하겠습니다' 하는 말로는 믿음을 줄 수 없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기 판단이라는 게 있는 데 그런 말만 듣고 어떻게 믿겠나. 결국 믿음을 줘야 한다."
-'사법리스크'도 비슷한 선상에 있다고 보시나
"저는 그건 이야기를 별로 안 한다. 왜냐면 어쨌거나 우리 직전 대선 후보고 동지이다. 지금 더 큰 문제는 법적으로 결론이 나온것도 아니고 말만 무성하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 정부(윤석열 정부)가 전체적으로 사정적으로 끌고 갈려는 것이다. 그것을 두고 '옳지'라고 하면서 사법리스크로 이야기하는 것은 적당하다고 안 본다. 비판하는게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진행되되고 있는 사안이다. 또 현실적으로 지자체에서 하는 행위들을 법기술적으로 옭아매려고 하기 시작하면 옭아매지 못하는 자치단체장 없을 것이다. 시시콜콜 잡으려고 하면 완전히 지자체 옭아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사법리스크는 현 정부 사정에 대해 비판하는게 맞다고 본다."
-최근 '반명(반이재명)계 단일화 목소리도 나온다. 단일화 주도할 생각이 있나.
"내일 모레면 본 게임이다. 제도 자체가 후보 압축 제도지 않는가. 97세대가 출마할때 단일화 프레임을 내세웠는 데, 그건 자체적으로 했으면 되는 문제다. 안 되니까 단일화 얘기를 하는 건데 정상적이지 않다. 왜냐면 단일화를 전제로 출마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단일화를 이벤트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곧 있으면 중앙위원 등이 포함된 여론조사를 갖고 후보자 셋이 정해진다. 이들을 두고 논의하는 게 맞다고 본다. 현재 중앙위원 등이 고민하고 있는 데 단일화를 언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이번 전당대회가 김민석에게 주는 의미는.
"책임감의 수학이다. 저는 민주당을 정말 사랑한다. 무한책임감을 가진 사람이다. DJ때부터 정치 시작하면서 당 전체에 대한 일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있었다. 당의 승리만을 생각하면서 정치공학적인 판단을 했다가 비판도 받았다. 민주당이라는 당명에 대한 애착이 있는데 사라질 수도 있는 민주당이라는 당을 만들어서 유지했다가 당을 통합시키는 일도 해봤다. 18년 동안 원외에 있다가 복귀해서 '이제는 정말 바른 정치를 해야겠다', '백의종군 하는 자세로 당이 필요로 하는 일을 하면서 당내 정치 관여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가급적 목소리도 자제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서울시장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너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 명백히 잘못된 것인데 공개적인 문제 제기를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생겨난 절박한 책임감과 위기감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애초부터 출마를 예상하거나 준비했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본선에 진출해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당 대표가 되신다면 하고 싶은 공약은
"당에서 꽤 많은 혁신안을 구상해왔던 사람으로서 상설혁신위원회를 만들려고 한다. 당에서 공천과 경선 토론 등 교육 플랫폼 문제,학생과 20·30 청년 정치, 정치인 여성 성비 문제 등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이런 것을 해보다보니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이 집중적으로 안하면 실현을 안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당 대표가 누가 됐던 상설혁신위원회 체제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 일이 가장 중요하다."김세희·임재섭 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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