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위기' 폴란드, K방산에 러브콜.. 역대급 빅딜 눈앞

박수찬 2022. 7. 27. 19: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韓 전차·자주포 최대 수출 발표
우크라 지원으로 유럽 무기 부족
탄약운반차 등 1700여대 도입 밝혀
K-2·K-9 물량 현지서 생산 방침
자국 방산산업 육성도 함께 꾀해
초음속 전투기 추가 수출 가능성
가격·기술 이전 협의 남아 '변수'
폴란드 정부가 27일(현지시간) 한국 측과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도입 총괄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하면서 국내 방위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력증강이 시급한 폴란드는 한국 무기 도입을 통해 안보 위기 해소와 자국 산업 육성을 동시에 노리는 모양새다.
K-2 전차
◆폴란드, 우크라이나 지원 공백 대체·자국 산업 증진 노려

폴란드가 도입하겠다고 밝힌 한국산 무기는 K-2 1000여대, K-9 670여대, FA-50 48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안보 공백을 메우려는 폴란드의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폴란드는 자국이 보유 중인 러시아산 T-72 계열 전차 약 500대 중 절반 이상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K-9 차체를 이용해 자체 개발·생산한 크랩 자주포도 모두 우크라이나로 보내고 있다. 미국에서 중고 M-1A1 전차 116대를 도입해 급한 불을 껐지만, 이것만으로는 전력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 어렵다. 미국과 유럽은 자국 수요와 우크라이나 지원 물량을 충당하느라 폴란드에 무기를 판매할 여력이 없다.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 도입에 공을 들인 이유다.

실제로 앞서 5월 한국을 찾았던 폴란드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국내 방산업체를 직접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한국산 무기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과의 계약을 통해 폴란드는 중고 M-1A1 116대에 K-2 1단계 도입 물량 180대·K-9 1단계 도입 물량 48대를 합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따른 지상 전력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됐다. 특히 K-9은 자주포 이외에 탄약운반차와 지휘차량도 함께 판매될 것으로 알려져 폴란드는 전력증강 시너지를, 한국은 수출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FA-50은 폴란드 공군이 운용 중인 SU-22 등 러시아산 노후 기종을 대체할 전망이다. F-16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폴란드 조종사들이 다루기 쉽다. 특히 폴란드에 공급될 FA-50PL은 한국 공군 FA-50도 갖추지 못한 중거리 공대공미사일·능동전자주사식(AESA)레이더 등을 장착할 예정이어서 폴란드 공군 전력증강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폴란드는 한국산 무기를 도입하면서 자국 산업 발전도 함께 추구하고 있다. 냉전 시절부터 무기를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해 온 폴란드는 K-2, K-9을 도입하면서 상당한 물량을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자국 기업의 생산라인과 정비기반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면서, 독자적인 성능 향상을 통해 연구기반도 유지할 수 있다.
◆추가 수출 가능성도… “신중한 접근” 관측도

폴란드에 한국산 무기가 추가로 판매될 가능성도 나온다. 폴란드 측은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첫 시험비행에 성공한 KF-21은 4.5세대 전투기로서 프랑스 닷소의 라팔, 유럽 에어버스의 타이푼보다 우수하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로템이 생산하는 차륜형 장갑차를 폴란드 현지 업체에서 생산하는 것과 천무 다연장로켓(MLRS)을 도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폴란드 측이 관심을 보였던 K-21 보병전투차는 구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한화디펜스 측에서 소개했던 레드백 장갑차는 폴란드 육군 M-1A1 전차를 운용하는 기계화부대에 배치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K-2, K-9, FA-50의 폴란드 수출 과정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격과 기술이전 등을 놓고 양측 간 협의가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 측이 폴란드 수출과 관련, “별도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거나 하는 계획은 없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양측 간 추가 협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