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권성동 문자 속 강기훈, 대통령실 근무 확인

문상현 기자 2022. 7.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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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내부 총질’ 문자메시지에 등장한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자유의새벽당 공동대표이자 현재 대통령실에 근무 중인 인물과 동일인인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7월27일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기자 브리핑에서 “대통령비서실에 같은 이름(강기훈)을 가진 사람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지만, 그가 문자메시지 입력창에 등장한 ‘강기훈’과 동일 인물인지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월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 질문 도중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복수의 대통령실, 국민의힘,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7월27일 〈시사IN〉에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문자메시지에 등장한 ‘강기훈’이라는 인물이 자유의새벽당 공동대표,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 행정관과 동일인이 “맞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강기훈 행정관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정무팀에서 실무진으로 활동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선거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뛴 사람이다. 권성동 직무대행은 물론 윤석열 캠프 참모진에게 두루 신뢰를 받았다.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실에서도 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행정관이 의도치 않게 본인 이름이 알려지면서 상당히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7월26일 국회사진기자단이 촬영한 권성동 직무대행의 텔레그램 메신저 대화창을 보면, 윤석열 대통령은 권 직무대행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권 직무대행의 메시지에 엄지를 들어 올리는 메신저 스티커로 답했다. ‘강기훈’이라는 인물의 이름은 그다음 권성동 직무대행의 입력창에 등장한다. 사진에서 권 직무대행은 “강기훈과 함께…”라고 적고 있었다

강기훈 행정관은 1980년생으로 연세대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2019년 ‘자유의새벽당’ 창당을 주도했고 이후 당대표를 지냈다. 21대 총선 때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했지만 당 인지도가 낮아 낙선했다. 정치권에선 자유의새벽당을 극우 성향으로 분류한다. 앞서 자유의새벽당 홈페이지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자유우파 정당’으로 소개돼 있었으나 지금은 접속이 차단됐다.

대선 당시 강 행정관과 윤석열 캠프에서 활동한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유의새벽당 주장이 윤석열 캠프 정책 등에 반영된 일은 없다. 강 행정관이 현장 실무와 함께 일부 선거전략 수립 역할도 맡았지만 전혀 다른 분야였다. 대통령실에서도 그런 업무를 맡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강 행정관이 캠프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강 행정관을 잘 아는 다른 캠프 관계자는 권 직무대행이 “강기훈과 함께…”라고 적은 메시지에 대해 “권 직무대행이 ‘강기훈을 통해 전달할 내용이 있다’라는 취지로 메시지를 적은 것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당 사안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 형식으로 올라간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권 직무대행이 윤 대통령에게 어떤 사안을 전하려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강 행정관은 현재 대통령실 기획비서관실에서 일정 관리·조정 업무를 보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강기훈이라는 인물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7월27일 최영범 홍보수석은 “대통령비서실에 (강기훈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 정식 발령이 나지 않아 임용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임용되면 행정관이 된다. 권성동 직무대행의 문자에 등장한 ‘강모(강기훈)’라는 사람이 누구를 지칭하는 건지는 정말로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최 수석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유의새벽당은 극우 성향인데 강기훈이란 분이 창당 멤버가 맞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극우·극좌를 평가하려면 더 면밀한 검토와 분석을 거쳐야 규정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강 행정관이 자유의새벽당 관련 이력이 있는 것은 맞다”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강 행정관의 입직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 추천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대통령비서실에서 일하게 된 분들은 여러 경로에서 추천받는다. 그 경위는 알지 못한다”라고 밝혔다.

문상현 기자 mo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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