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락 밭 나누고 인심 베풀었더니..1년새 10명 귀어한 어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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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정년퇴직한 뒤 경기 안산에서 귀어했어요. 하늘을 보는 여유가 생겨서 좋아요."
이광미(57)씨는 27일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귀어살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김정송 어촌계장은 "홀로 사는 노인 가구가 많아 짝을 이뤄야 하는 공동작업을 하기 어려웠다"며 "힘을 써야 하는 일도 귀어한 주민이 있어서 수월해졌다. 이들이 우리 마을의 복덩어리들"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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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촌계 가입 조건 폐지
이사 오면 바지락 채취 가능
젊은 주민 늘어나며 마을 활력
올해 3월엔 체험촌도 문열어
“남편이 정년퇴직한 뒤 경기 안산에서 귀어했어요. 하늘을 보는 여유가 생겨서 좋아요.”
이광미(57)씨는 2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귀어살이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작년 충남 태안군 고남면 가경주마을에 정착했다. 가경주마을은 안면도 남쪽 영목항으로 가다 태안군 고남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오른쪽으로 바람아래해수욕장, 왼쪽으로 원산안면대교가 보이는 바닷가에 있다. 경관이 아름다워 마을 이름이 가경주(佳景州)다.
이 마을엔 1년 새 50~60대 7명 등 모두 10명이 귀어했다. 이씨처럼 고향으로 돌아온 이도 있지만, 5명은 낚시하다 인심에 끌려 혹은 귀어센터 소개로 정착했다. 마을 주민은 120가구에 230명이다. 원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상대적으로 젊은 주민이 늘어나면서 마을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자랑한다. 김정송(74) 가경주어촌계장은 “어제 청년회를 한다고 해 가보니 사람도 많고 토론도 활발했다. 예전에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체험촌 같은 마을단위 사업은 꿈도 못 꿨다”고 전했다.
이 마을 체험촌은 올해 3월에 문을 열었다. 주민들은 하루 7만원을 받고 하루 4시간씩 관람객들의 어촌체험 활동을 돕는다. 체험촌은 2018년 마을에 정착한 편도환(53)씨가 일궜다. 편씨는 “우리 마을에 귀어인이 많은 것은 어르신들이 평생 가꾼 마을공동양식장을 개방해 살 길을 열어주셨기 때문”이라며 “저를 포함해 마을 귀어 주민들은 텃세와 진입장벽을 걱정하지 않고 어촌계 회원이 됐다. 또 군에서 지원하는 마을 소득사업에 참여해 마음 편하게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마을 어촌계는 지난해 연말 어촌계 회원 가입 조건이던 가입회비 600만원, 2년 이상 거주자 규정을 폐지했다. 누구나 이 마을로 이사 오면 마을공동양식장에서 바지락, 굴 등을 채취하도록 한 것이다. 이 마을의 바지락 양식장은 44㏊에 달해, 가구당 연 5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이 마을 어촌계는 태안군이 관내 91개 어촌계를 대상으로 평가한 ‘2022년 어촌 진입장벽 완화사업’에서 최우수 어촌계로 선정됐다.
김정송 어촌계장은 “홀로 사는 노인 가구가 많아 짝을 이뤄야 하는 공동작업을 하기 어려웠다”며 “힘을 써야 하는 일도 귀어한 주민이 있어서 수월해졌다. 이들이 우리 마을의 복덩어리들”이라고 칭찬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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