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가 훌쩍 웃돌던 강남 아파트조차 1~2주 만에 찬밥" [현장르포]

김희수 2022. 7. 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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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찾은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4별관 2층 경매법정은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진행된 입찰 내내 한산했다.

이전까지 진행된 강남권 아파트 주요 경매물건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지난 5일 서초구 방배롯데캐슬로제 113%, 13일 서초구 장원빌라트 111.6% 등으로 대부분 감정가를 웃돌았다.

이날 중앙지방법원(경매1계)에서 입찰이 진행된 물건은 아파트 2건, 근린상가 4건, 도로 2건, 다세대 3건, 임야 1건, 승용차 1건 등 총 13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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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썰렁한 경매법정
154석 자리에 30명 남짓 착석
띄어앉기 문구가 민망할 정도
호가 40억 넘는 청담동 아파트
29억에도 새주인 못찾고 유찰
"떨어질대로 떨어져야 입질"
지난 26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입찰법정 앞에 게시된 경매 물건표를 참관인이 확인하고 있다. 사진=김희수 기자
"경기가 좋지 않아 경매법정이 휑해요. 저렴한 다세대주택 물건이 있어야 그나마 사람이 들어찹니다."(경매정보지 40대 직원)

지난 26일 찾은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4별관 2층 경매법정은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진행된 입찰 내내 한산했다. 낙찰자를 호명하는 개찰시간에도 154석의 자리에 불과 30명 남짓의 사람만 착석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정 간격으로 좌석에 쳐놓은 띄어앉기용 붉은색 줄이 무색할 정도였다. 입찰열기 급랭으로 유찰이 이어지는 등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었다.

■인기 치솟던 강남 아파트도 외면

이날 경매물건 중에는 청담동 고가아파트도 있었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대우유로카운티 전용 155㎡도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다. 감정가는 29억원으로 현재 시장에 동일 면적의 매물은 없다. 다만 이보다 작은 전용 120㎡의 호가는 30억원 선이다. 이를 감안하면 경매물건의 호가는 40억원에 이를 것이란 게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법정 경매에서 낙찰자를 찾지 못해 유찰되면 최저경매가는 감정가 대비 20%씩 낮아진다. 따라서 해당 물건의 최저 입찰가격은 23억원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추정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청담대우유로카운티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지난해 6월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규제돼 실거래가 없었다"며 "주변 단지에서 간간이 이뤄지는 실거래를 보면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집주인에게 가격조정을 요청해도 천만원 단위일 것"이라며 "전용면적 155㎡ 매물이 나오면 4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라도 실거주 의무가 없다"며 "이 때문에 투자목적 매수가 몰려 낙찰가율이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투자수요가 급격히 위축돼 경매시장에서도 고가아파트가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15억원 이상 대출이 불가능한 고가아파트의 경우 이달 중순만 해도 강남권은 감정가 대비 높은 값에 낙찰됐다. 불과 1~2주 만에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고 있는 양상이다. 이전까지 진행된 강남권 아파트 주요 경매물건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지난 5일 서초구 방배롯데캐슬로제 113%, 13일 서초구 장원빌라트 111.6% 등으로 대부분 감정가를 웃돌았다.

■경매열기 주택↓ 자동차↑

이날 중앙지방법원(경매1계)에서 입찰이 진행된 물건은 아파트 2건, 근린상가 4건, 도로 2건, 다세대 3건, 임야 1건, 승용차 1건 등 총 13건이었다. 이 중 낙찰된 물건은 근린상가, 다세대, 승용차 등 총 3건에 그쳤다. 아파트 2건은 모두 유찰됐다. 그나마 낙찰된 물건들은 수차례 유찰돼 몸값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였다. 근린상가는 무려 10회나 유찰됐던 물건이다. 2명이 응찰해 감정가(2억4000만원)의 15%인 3690만원에 낙찰받았다. 동대문쇼핑타운 내 상가 1층 소규모 점포로 포스트 코로나 국면의 외국인관광객 회복 전망과 감정가 대비 저렴한 가격이 매수요인으로 분석됐다.

다세대주택은 감정가 1억7800만원의 신건으로 1억7899만원을 써낸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개인이 단독입찰해 새 주인이 됐지만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 낙찰자는 단독입찰을 예상치 못했던 모습이었다. 그는 "연습 삼아 해본다는 게 낙찰돼버렸다"며 "세금이 어떻게 될지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낙찰자는 매수를 포기하면 감정가의 10%인 입찰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이 경우는 1780만원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건인 최저경매가 2000만원의 승용차(감정가 2500만원)에는 7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신차대란으로 중고차 가격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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