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 임금도 뛰는 악순환 우려.. 고물가 고착화 가능성 [기대인플레 '사상 최고']

김준영 2022. 7. 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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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가 어느 정도 오를지를 조사해 집계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수준과 상승폭이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함에 따라 도대체 물가가 언제쯤 정점을 찍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지난 25일 "현재 추세로 보면 물가 정점이 이르면 9월인데, 추석이 있다 보니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며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에는 물가가 정점을 나타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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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정점은 언제
韓銀 설문.. 61% "4%이상 물가 뛸 것"
6%이상도 24%.. 한달새 10%P 늘어
상승요인 비중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생산자물가 상승 둔화·원자재값 하락
"9∼10월 물가 정점".. 고환율 등 복병
금융위장 "차주 잠재부실 점차 확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가 어느 정도 오를지를 조사해 집계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수준과 상승폭이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함에 따라 도대체 물가가 언제쯤 정점을 찍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재정·통화 수장들과 경제전문가들은 대체로 올해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를 꼽고 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 변수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에 대한 응답 분포에서 5% 이상을 예상한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6월에는 4% 이상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예상한 응답자 비중이 46.3%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지만, 7월에는 이 비중이 61.2%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특히 6% 이상 응답 비중은 14.4%에서 24.4%로 10.0%포인트 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달 초 가스와 전기 등 공공요금이 인상된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인도 손님도 ‘한숨’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뉴스가 나온 27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를 형성하는 요인별 비중을 살펴보면 최근 상승세를 주도하던 농축수산물(6월 44.2%→7월 40.1%)과 석유류제품(82.5%→68.0%)의 비중이 줄었다. 공업제품(18.6%→13.6%)의 비중도 줄었고, 집세와 개인서비스의 경우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6월 31.4%였던 공공요금 응답 비중은 7월 들어 48.5%로 17.1%포인트 증가했다.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된 수순이었던 만큼 전문가들의 물가 정점시기 예상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청사 브리핑에서 “지금도 물가가 높지만 10월 정도가 정점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지난 25일 “현재 추세로 보면 물가 정점이 이르면 9월인데, 추석이 있다 보니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다”며 “3분기 말이나 4분기 초에는 물가가 정점을 나타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최근 수입물가지수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의 상승폭이 둔화하는 점도 물가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5월 3.8%(전월 대비)에서 6월 0.5%로 상승폭이 줄었고, 생산자물가지수 또한 같은 기간 0.7%에서 0.5%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의 긴축 기조 강화와 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대내적으로 임금 인상 등의 상황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국면이 악순환에 빠지는 시나리오도 현실화할 수 있다. 한은은 ‘우리나라 물가-임금 관계 점검’ 보고서를 통해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높아진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지면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돼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금융권 협회장들과 간담회에서 “고금리, 고물가 등 급격한 환경변화 및 이로 인한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로 다양한 위험 상황이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며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코로나 피해가 누적된 차주를 중심으로 금융상 어려움을 겪는 차주의 잠재부실이 점차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제·금융 수장들은 나흘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상목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기획재정부는 28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추 부총리, 김 위원장, 이 총재, 최 경제수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모이는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린다고 밝혔다. 비상 거금회의가 열리는 것은 지난 24일 이후 나흘 만이다. 이들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준영·이창훈·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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