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카드업계는 '고통분담' 예외?..'몽니'에 좌초된 '카드론 대환대출'

김성훈 기자 2022. 7.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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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돈이 급하게 필요할 때 대출받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카드론을 쓰는 분들도 꽤 많죠. 

금리가 많이 높다는 게 단점이지만,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은 입장에서는 꽤 유용한 자금 융통원입니다. 

이런 카드론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를 얼마 전 내놨는데요. 

출시 이후 꽤 많은 사람들이 토스뱅크 대환대출로 갈아타면서 카드업계의 공분을 샀습니다. 

그러나 카드업계와 계속 각을 세우며 지내기가 부담스러웠던 걸까요? 

카드업계의 거센 반발에 결국 대환대출 상품 판매를 접었다고 합니다. 

어떤 사연이 있는지 김성훈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토스뱅크가 내놓은 '카드론 대환대출',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지 다시 한번 설명해주시죠? 

[기자] 

쉽게 말해 카드사에서 받은 신용대출을 토스뱅크의 신용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건데요. 

토스뱅크는 지난달부터 이번 달 초까지 한 달 동안 모바일 앱에서 삼성카드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시범 운영했습니다. 

[앵커] 

대출 갈아타기를 하면 이자 부담이 얼마나 줄어드나요? 

[기자] 

토스뱅크에 따르면, 시범 기간 동안 갈아탄 대출자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연 14%대 중반에서 7% 중후반대로 낮아졌습니다. 

평균 대출 한도 역시 720만 원에서 1,470만 원으로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더 좋은 조건에 대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토스뱅크는 모바일 앱에서 최저 '연 3.76%'의 금리와 최대 '2억 7,000만 원'의 한도를 강조했습니다. 

[앵커] 

지금은 토스뱅크가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토스뱅크는 이달부터 삼성카드뿐 아니라 다른 카드사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했는데요. 

지난 7일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토스뱅크는 "시스템 고도화 작업이 필요하고, 정부와 국회에서 대환대출 플랫폼 논의가 있어 그 기조에 맞춰 제반 검토가 필요"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카드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는 후문이 들리던데요? 

[기자] 

토스뱅크가 사실상 서비스를 중단한 결정적인 이유입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카드업계를 의식한 발언을 직접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홍민택 / 토스뱅크 대표 (지난달 28일) : 출시 이후에 관련해서 업계의 여러 가지 우려 섞인 의견이나 또는 고객 측면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고, 이런 부분들을 여러 가지 고려 사안으로 신중하게 생각하면서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표면적으로는 보안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토스뱅크가 고객 동의 하에 카드사 웹페이지에서 대출 정보를 수집하는 이른바 '스크래핑' 과정에서 보안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 : '고객 빼가기'인 거죠. 기본적으로 토스는 은행이니까 자금 조달이나 이런 측면에서 카드사보다는 당연히 금리 경쟁력이 있겠죠.] 

이후 카드업계는 지난 5일 이복현 금감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공동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고요. 

이복현 금감원장은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추진 중인 관련 법 개정 태스크포스에서 함께 살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카드업계의 손을 들어준 듯한 취지의 발언에 토스뱅크도 일단 물러선 모양새입니다. 

[앵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이자부담이 커지는 거 아닌가요? 

[기자] 

삼성카드 등 주요 카드사 5곳은 올 상반기 1조 2,000여 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같은 악재 속에서도 1년 전보다 순이익이 5%가량 증가했습니다.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소비 증가도 있지만, 은행처럼 금리 인상기에 기댄 대출 이자이익도 주 수익원으로 꼽힙니다. 

제2금융권인 카드사의 대출 금리는 은행보다 높은데요. 

지난달 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비교해보면, 시중은행의 금리는 5%대인데 반해 주요 카드사 금리는 9%대부터 높게는 16%를 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결제성 리볼빙까지 고금리에도 대출 수요가 꾸준하다 보니 금융당국도 업계의 조치를 주문한 상황입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지난 5일 간담회) : 여전사의 가계대출은 취약차주가 이용하는 고금리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리 상승 시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습니다. 취약차주에 대한 고금리 대출 취급 시 차주의 상환능력에 맞는 대출 취급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토스뱅크의 카드론 대환대출은 멈췄습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인데, 정부 차원에서 대안 마련 등 논의되는 부분이 좀 있나요? 

[기자] 

정부 주도의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이 있습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여러 금융사의 대출 정보를 금융 플랫폼에 한 데 모아 소비자가 비교를 통해 최적의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금융위는 지난해 업무계획을 통해 주요 과제로 꼽고 10월 출시를 준비했는데, 빅테크 종속 우려 등을 이유로 시중 은행까지 반발하면서 중단됐습니다. 

그런데 서민 대출 이자 문제가 부각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성일종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5일) :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지금 같은 금리 상승기에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금융업권의 의견을 신속하게 수렴하고 시스템 구축에 나서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카드업계에선 달가워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 : 취지는 정말 좋지만 우리 고객을 그냥 한마디로 순순히 다 내놔야 하는 거죠. 대출에 대한 원가 자체가 제2금융권은 비쌀 수밖에 없고요. 그러다 보니 은행들이랑 당연히 경쟁이 안 될 거고(요.)] 

대통령 업무보고를 앞둔 금융위는 "업권별 의견을 수렴 중인 단계로, 현재 정해진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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