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 확률이 70% 입니다"의 정확한 뜻은? [의사 말 이해하기]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 7. 27. 17:56 수정 2022. 7. 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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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말 이해하기 ② 확률]
백분율(%)로 나타낸 확률표현은 ‘빈도’로 풀어서 나타내는 게 이해하기 더 쉽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암에 걸렸을 가능성이 70% 정도 됩니다”

영화 ‘어벤저스: 엔드게임’엔 아이언맨의 딸이 ‘3000만큼 사랑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3000은 아이가 셀 줄 아는 가장 큰 숫자다. 3000중 3000이면 전부에 해당하니 그만큼 많이 사랑한단 뜻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가능성을 전달하는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의사가 “70%의 확률로 암에 걸렸다”고 말하면, 환자가 암에 걸렸을 가능성을 100중 70, 그렇지 않을 가능성을 100중 30 정도로 판단한다는 뜻이다. 의사가 자신의 경험·의학적 지식·환자의 증상 등 수집할 수 있는 모든 객관적 정보를 검토한 후에 내린 결론이다.

◇’%’로 나타낸 통계적 확률, ‘분자·분모’ 알아야 해석 가능
앞서 언급한 ‘의사가 확신하는 정도’ 외에 ‘통계적 확률’을 전달할 때도 백분율(%)이 쓰인다. 환자와 의사 간 불통이 가장 잦은 게 이때다. ‘이 약을 먹고 불면증이 생길 확률은 15%입니다’를 예로 들어 보자. 이 표현은 다음과 같이 다양한 뜻으로 해석된다.
(1) 약을 먹으면 100분 중 15분꼴로 잠을 설치게 된다
(2) 약을 먹으면 100일 중 15일꼴로 불면증이 생긴다
(3) 약을 먹은 환자 100명 중 15명꼴로 불면증이 생긴다
이 중 올바른 해석은 (3)이다.

백분율은 ‘집단 내에서 기준을 충족하는 대상의 수(분자)’를 ‘집단의 전체 구성원 수(분모)’로 나눈 뒤, 100을 곱해 계산한다. ‘15% 확률로 불면증이 나타난다’고 할 때, 의사는 분자에 ‘약을 먹고 불면증이 나타난 환자 수’, 분모에 ‘약을 복용한 총 환자 수’를 넣는다. 반면, 환자는 분자에 ‘잠을 청했지만 잠들지 못한 시간·날’이, 분모에 ‘잠을 청한 총 시간·날’이 들어갔다고 인식하곤 한다. 의사와 환자가 같은 '15%'를 두고 떠올린 분모와 분자가 다른 것이다. 백분율을 계산하는 과정이 생략된 채, 결과 값만 전달돼 빚어진 오해다.

백분율(%)로 나타낸 통계적 확률은 ‘분모’와 ‘분자’에 무엇이 들어갔는지 알아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 의사가 가능성을 설명하며 환자에게 백분율 수치만 전달하면, 이를 잘못 해석한 환자가 부작용을 과대평가할 수 있다. ‘불면증이 생길 확률 15%’를 (1)이나 (2)처럼 해석한 환자는, 약을 복용하면 본인이 불면증을 겪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올바른 해석인 (3)을 비추어보면 환자가 불면증을 겪을 가능성보다 겪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 이해하기 어려우면? ‘빈도’로 알려달라고 요청
백분율(%)을 이용한 확률표현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백분율 대신 ‘빈도’로 알려달라고 부탁하면 된다. 빈도는 백분율로 계산되기 전, 날 것 그대로의 값이다. 가령, ‘약을 먹고 부작용이 일어난 사람의 수’는 ‘약을 먹고 부작용이 발생한 빈도’와 같다. 백분율 계산 식의 ‘분모’와 ‘분자’ 자리에 들어가는 게 바로 빈도인 셈이다. 백분율 대신 빈도로 가능성을 나타내면, 어떤 사건이 '분모’ 중 ‘분자’ 꼴로 발생한다고 표현하게 된다. ‘15% 확률로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하는 대신, ‘약을 먹은 100명 중 15명에게서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하는 식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황승식 교수는 "분자와 분모를 알려주지 않은 채 확률을 백분율(%)로 수치화하면, 듣는 사람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된다"며 "단일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은 백분율(%)이 아닌 '빈도'로 풀어서 표현할 때 더 정확하게 전달된다"고 말했다. 빈도로 가능성을 나타내면 ‘분모’와 ‘분자’를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일이 없다. ‘약을 먹은 모든 사람’이란 분모와, ‘약을 먹은 사람 중 불면증을 겪는 사람’이란 분자가 문장 안에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확률을 계산한 단위시간이 얼마인지도 질문하면 좋다. 실험으로 얻어낸 확률은 5년, 10년 또는 평생처럼 시간 단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약을 먹고 10년 안에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5%다’라고 했다면 ‘10년’이 단위 시간이다. 또 의사가 ‘부작용 확률이 15%’라고 말했다면, 그 부작용이 정확히 무엇인지 다시 물어야 한다. 증상이나 질환,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부작용도 그 종류가 다양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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