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우주협력 마침표.."국제우주정거장 탈퇴" 재확인

일각 "서방제재 완화 노림수"

러시아가 2024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탈퇴한다. 이로써 ISS 프로젝트를 두고 2000년부터 지속된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 관계에 마침표가 찍힐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리는 ISS의 국제 협력 틀 안에서 일하고 있고, 파트너들에 대한 모든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면서도 "2024년 이후 ISS에서 탈퇴한다는 결정은 이미 내려졌다"고 보고했다. 이어 그는 "이때까지 러시아가 자체 우주정거장 구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ISS의 노후화를 이유로 정거장 운용 계약이 종료되는 2024년 후 해당 프로젝트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언해왔다.

2030년 말까지 ISS를 계속 운영한다는 입장이었던 NASA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NASA의 ISS 책임자 로빈 게이튼스는 러시아의 ISS 탈퇴 결정에 대해 "어떠한 공식적인 소식도 받은 바가 없다"며 "앞으로 러시아인들의 계획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빌 넬슨 NASA 국장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파트너의 결정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다"며 "2030년까지 ISS의 안전한 운영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러시아의 ISS 탈퇴 결정이 서방의 제재를 허물기 위한 의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의 우주산업 분야에 대한 제재를 결정했다. 러시아는 우주산업 제재를 풀어야 ISS 운영 연장과 관련한 협상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전직 ISS 사령관이었던 스콧 켈리는 CNN에 "러시아는 탈퇴 시점을 '2024년 이후'로 모호하게 규정했다"며 "이는 또 다른 엄포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