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대도시보다 삶의 질 높은 곳으로..지금 미국에서 뜨는 도시들 살펴보니
인디애나주 엘크하트 1위, 뉴욕시는 300개 조사 도시 중 꼴찌
고물가·주거비 부담 피해 저렴한 도시로 이주
미국 주택시장이 급속도로 치솟은 가격과 대출 금리 상승으로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하고 탄탄한 지역 경제를 갖춘 중소도시들이 인기 거주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원격·재택 근무가 보편화함에 따라 사람들이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대도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기꺼이 이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은 이날 미국 전역 300개 도시의 부동산지표와 경제 건전성을 따져 조사한 ‘2022년 여름 신흥 주택 시장’ 순위를 발표했다.
이 순위는 주택 구매자에게 적합한 투자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높은 투자수익이 예상되면서 살기 좋은 도시들의 순위를 매긴 것이다. 각 도시의 주택 수요·공급지표를 비롯해 실업률, 임금, 생활편의시설, 통근 시간, 외국인 거주, 중소기업, 재산세 등 전반적인 생활환경이 평가 기준이 됐다.
조사 결과 인디애나주 엘크하트 카운티가 1위에 올랐고 그 뒤로 노스캐롤라이나주 벌링턴, 테네시주 존슨 시티, 인디애나주 포트웨인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권 순위에 오른 도시들의 공통점은 지역 경제가 튼튼한 곳들로 전반적인 미국 주택시장 침체에도 주택 거래가 활발하고 임금이 높으며 통근 시간이 다른 도시들에 비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1위를 차지한 엘크하트는 미국 레저용 차량(RV) 생산의 65%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RV 총본산이다. 지난 5월 이 지역의 실업률은 1.6%로 지수에 포함된 300개 도시의 평균 실업률 3.7%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주간 평균 임금은 1118달러(약 146만원)로 300개 도시 주당 평균 1049달러(약 137만원)를 웃돌았다.
3개의 연구대학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산학협력 단지를 형성하고 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벌링턴(2위)을 비롯해 롤리(6위), 채플힐(12위) 3개 도시가 2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이 지역은 IBM 등 170여개 글로벌 기업의 연구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크리스티 메이 벌링턴 카운티 부동산 중개인 협회장은 최근 높은 주택담보대출 이자율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둔화하고 있지만 이 지역으로 투자자와 사람들의 수요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산호세, 플로리다주 탬파 등 지난 분기 높은 순위를 기록한 일부 휴양 도시들의 순위는 다소 하락했다. 뉴욕주 뉴욕시는 300개 도시 중 꼴찌를 차지했다.
코로나 팬데믹 회복기를 맞으며 집주인들이 월세를 올리고 있는 데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식료품 가격 등이 상승하며 생활비 부담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부동산전문업체 리얼터닷컴의 경제 연구 매니저 조지 라티유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과 성장하는 아이들이 있는 가족들에게 샌프란시스코나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서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사는 프리미엄은 팬데믹 기간 동안 매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날 뉴욕타임즈는 코로나 기간 동안 높은 공실률로 인하됐던 뉴욕시의 임대료가 회복기를 맞아 폭등하며 뉴욕 세입자들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 맨해튼의 평균 요구 임대료는 2분기에 4100달러(약 538만원)까지 치솟았으며 퀸즈에서는 전 분기 대비 13% 증가한 월 2600달러(약 341만원), 브루클린에서는 12% 증가한 3200달러(약 420만원)를 기록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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