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총질' 문자 공개 덕 본 쪽은..텔레그램과 삼성 스마트폰?

정인선 2022. 7. 2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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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국회 공동취재단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스마트폰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화면이 담긴 사진 속엔 눈길을 끄는 게 여럿 있다.

우선은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 관련 대화 내용과 권 원내대표 작성 문구 속 '강기훈'이 누구인지가 주목되지만,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 등 정치인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텔레그램' 메신저를 쓴다는 게 공개된 점도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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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서버 소재지 외부에 꽁꽁 숨겨
서버에 기록 남지 않는 '비밀 대화' 기능도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국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 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26일 국회 공동취재단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스마트폰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메시지를 주고받는 화면이 담긴 사진 속엔 눈길을 끄는 게 여럿 있다. 우선은 권 원내대표가 윤 대통령과 주고받은 이준석 국민의 힘 대표 관련 대화 내용과 권 원내대표 작성 문구 속 ‘강기훈’이 누구인지가 주목되지만, 윤 대통령이 권 원내대표 등 정치인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텔레그램’ 메신저를 쓴다는 게 공개된 점도 화제다.

텔레그램 메신저는 카카오톡 등 국산 메신저에 견줘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서 말하는 ‘보안성’이란 검찰과 경찰 같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등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인 2014년 9월 검찰이 대통령 지시로 ‘사이버 허위사실 유포 전담 수사팀’을 만들어, 온라인 누리집뿐 아니라 메신저에서 이뤄진 개인간 사적 대화까지 모니터링하겠다고 하자, 당시 야당 정치인과 시민단체 활동가와 언론인 등이 대거 카카오톡을 떠나 텔레그램으로 ‘망명’했다.

러시아 개발자 2명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은 ‘종단간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대화 내용을 두 당사자 휴대전화 기기에만 기록하는 ‘비밀 대화’ 기능을 일찍부터 지원했다. 서버에 흔적이 남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는 휴대전화 기기에서도 대화 내용이 자동으로 삭제된다. 다만, 이 비밀 대화 기능이 모든 대화방에 기본값으로 적용되진 않는다. 이날 찍힌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도 비밀 대화방이 아닌 일반 대화방을 이용했다.

텔레그램이 사법 감시망을 피하려는 이들의 마음을 안심시키는 또다른 요소는 본사 및 서버(서비스 제공에 사용되는 컴퓨터) 소재지를 꽁꽁 숨기고 있다는 점이다. 운영팀·개발팀·서버 등이 영국·독일·두바이 등에 흩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텔레그램은 그 어떤 수사기관의 사법 공조 요청에도 응하지 않는다는 점을 ‘셀링 포인트’로 내세운다. 이에 2020년 온라인에서 미성년자 성착취를 일삼은 ‘박사’ 조주빈과 같은 범죄자들도 텔레그램을 주로 사용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국내 메신저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다 보니, 텔레그램은 수사기관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거 아니냐”며 “어쨌건 이 사진으로 텔레그램 메신저와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엄청난 광고 효과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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