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보다 낫다? 착각과 오만" 새로고침위원회, 민주당에 쓴 소리
“(더불어민주당이) 저쪽 당(국민의힘)보다 낫지 않느냐는 생각이 당내에 많이 있다. 미국 책 제목을 빌리자면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이 아닌가 한다.”
더불어민주당 ‘새로고침위원회’ 이관후 박사는 2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와 새로고침위원회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박사는 “민주당은 국민들이 보기에 젊지도, 유능하지도, 진보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은 정당 이미지가 있다”며 “안에서 보는 것과 밖이 (보는 것이) 큰 차이가 있다. 차이를 메우는 게 새로고침위원회가 할 일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한문으로는 혁신이라고 하지만 순수한 우리말로 ‘새로 고쳐서’ (민주당을) 잘 써보자는 의미”라며 새로고침위원회의 설립 취지를 밝혔다. 국무총리실 비서관 출신 이관후 박사와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이원재 LAB2050대표,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황세원 일in연구소 대표 등 5명으로 구성됐다.
위원들은 세 차례 내부 회의를 진행한 결과를 간담회에서 공개하며 민주당을 냉혹하게 평가했다. 이 박사는 “20대 대선에서는 2016년의 촛불 지지층을 유지하지 못했고, 6·1 지방선거에서는 40대와 호남 지지층 등 코어 지지층에서도 문제가 생겼다”며 “민주당 지지층이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비대위 체제이지만 여전히 민주당은 기존 매너리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국민들이 민주당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재 대표는 “젊은 층에서 민주당은 혁신을 이끄는 세력이기는커녕 방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 정당이 된 게 안타깝다”며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언제 시작됐냐 하면 (민주당이 주도한) ‘타다 금지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의원이 대선 경선 때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본선에서 후퇴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혁신적 정책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며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께서 (정책에 대해) 분명히 밝히고 논쟁한다면 혁신정당 이미지를 되찾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홍성수 교수는 “최근 민주당 정책 노선을 보면서 ‘민주당은 무엇을 지향하는 정당인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민주당보다 진보적인 이는 민주당이 진보적인 노선을 구현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중도 합리파는 과연 민주당이 대안 정치 세력으로 실력, 능력을 겸비한 당인가에 대해 의심한다”며 “투표 성향도 분석하기 어렵고 종잡을 수 없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황세원 대표는 “민주당이 민생에 집중하자고 하지만 혁신적으로 들리지 않는다”며 “모든 민생에는 이해충돌이 있다. 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정치인을 별로 본 적이 없고 기존 제도하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덧대고 보태는 식의 정치만 보면서 ‘내 삶이 달라질 거다’ ‘우리 사회 고질적 문제 해결되며 앞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새로고침위원회는 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전까지 당의 새로운 비전을 정리한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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