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언론보도'로 경찰 움직임 파악한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이유진 기자 2022. 7. 2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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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경찰 관련 주요 사안마다 “언론보도를 통해 들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이 장관의 언론브리핑과 인터뷰는 물론 행안부의 국회 답변서까지 언론보도를 통해 경찰관들의 동향을 파악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경찰 장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이 장관이 경찰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지난 26일 행안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브리핑에서 “(전국) 경찰서장 모임 관련해서는 언론에 등장하시는 분들은 다 경찰대 출신”이라며 “(제가) 파악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고 아직까지 보고받은 바 없지만, 일부 언론 보니까 참석하신 분들 상당수가, 상당수를 넘어 대부분이 경찰대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25일 오전에도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저도 아직 정확히 파악은 못했습니다만 저한테 보고가 오는 것도 아니고”라고 운을 뗀 뒤 “이번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쭉 보시면 언론에 언급되는 분들은 특정 출신”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언급한 ‘특정 출신’은 경찰대를 나온 경찰 간부를 의미했다.

행안부는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경찰의 민주적 통제를 위한 수단이라고 본다. 반면 경찰은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이 경찰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국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자 이 장관은 정보 입수 경로로 ‘언론보도’를 강조하며 경찰의 의사결정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모양새를 취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장관은 지난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회의)를 둘러싼 경찰 지휘부의 의사결정도 언론보도로 알게 됐다고 밝혔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행안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이 장관은 “언론보도상 류삼영 총경의 대기발령 사유가 해산명령 불응인 것을 보고 해산 직무명령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해산 직무명령은 경찰청장 후보자의 판단하에 조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장관 본인은 해산명령을 지시하지 않았고, 언론보도로 해산명령이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는 취지다.

이 장관은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언론과 만나 총경회의에 대해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행안부 답변이 사실이라면 장관이 언론보도만을 기준으로 경솔하게 ‘쿠데타’ 발언을 한 것”이라면서 “언론보도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행안부 장관이 별도 보고를 안 받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쿠데타’ 발언에 대해 “일부 서장 내지 총경들의 무분별한 집단행동의 위험성을 지적한 것이다. 오해를 풀어주시면 감사하겠다”며 “발언이 지나쳤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제가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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