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의 봄' 튀니지, '대통령에 권력 집중' 개헌 통과..94.6%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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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혁명의 본원인 북아프리카 튀니지가 대통령에게 전례없는 수준의 막강한 권력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AFP통신에 따르면, 튀니지 선거관리당국인 독립고등선거청은 지난 25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94.6%의 찬성률로 개헌안이 가결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정치학자 하마드 레디시는 사이에드 대통령이 개헌 성공을 발판으로 의회 선거에서 더 많은 권력을 쥐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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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견제·균형 약화 우려"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아랍의 봄' 혁명의 본원인 북아프리카 튀니지가 대통령에게 전례없는 수준의 막강한 권력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AFP통신에 따르면, 튀니지 선거관리당국인 독립고등선거청은 지난 25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94.6%의 찬성률로 개헌안이 가결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최종 투표율은 30.5%로 역대 전국민 단위 선거 가운데 최저를 기록했지만 예상치보다는 높았다.
파룩 부아스커 독립고등선거청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튀니지 공화국의 새 헌법 개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투표 마감 후 지지자들에게 "튀니지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오늘 튀니지인들이 이뤄낸 것은 세계에 대한 교훈이자 역사에 대한 교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헌은 1년 전 집권한 사이에드 대통령이 주도한 것으로, 대통령에게 의회 해산권과 군 통수권, 판사 임명권 등을 부여하는 내용이 골자다.
통과 시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정부 인사들을 임명할 권리도 갖게 된다. 2024년 5월까지인 임기 안에 '임박한 위험'이 닥칠 경우 대통령이 임의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대통령이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에 야권에서는 아랍의 봄 혁명의 발원지였던 튀니지가 이번 개헌으로 인해 독재 정치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선거관리당국이 수치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미 국무부 또한 "새 헌법이 인권과 기본적인 자유의 보호를 해칠 수 있으며, 견제와 균형을 약화할 수 있음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오히려 더 궁핍한 삶을 겪은 튀니지 주민들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개헌 시도에 큰 지지를 보냈다.
국민투표에 참여한 일리스 무자헤드라는 한 남성은 AFP에 사이에드 대통령만이 유일한 희망이라며 "튀니지를 붕괴로부터 구하러 왔다"며 "수년간의 부패와 실패로부터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튀니지는 오는 12월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예정이다. 정치학자 하마드 레디시는 사이에드 대통령이 개헌 성공을 발판으로 의회 선거에서 더 많은 권력을 쥐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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