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순방 나선 사우디 왕세자..그리스에 '수소연료 허브' 구축 협력

정현진 기자 2022. 7. 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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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유럽 국가 순방에 나섰다.

왕세자의 유럽 방문은 2018년 사우디 출신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왕세자가 지목된 이후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 사건 이후 빈살만 왕세자를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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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사건 이후 지속된 왕세자 고립 끝나간다는 상징적 사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조선DB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유럽 국가 순방에 나섰다. 왕세자의 유럽 방문은 2018년 사우디 출신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왕세자가 지목된 이후 처음이다. 한동안 두문불출하던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등 국제 무대에 다시 등장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26일 사우디의 국영 SPA통신은 빈 살만 왕세자가 대규모 정부·경제 대표단과 그리스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왕세자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만남을 갖고 양국 투자와 국방에 관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카슈끄지 사건 이후 사우디를 방문한 몇 안 되는 서방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사우디 정부가 기자들에게 배포한 연설문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양국이 그리스를 유럽의 ‘수소 연료 허브’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두 나라가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이 있고, 절대 빈손으로 사우디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세자의 다음 행선지는 프랑스로 알려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해 12월 서방 국가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사우디를 방문한 적이 있다.

크리스티안 울리히센 미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 연구원은 AFP통신에 왕세자의 유럽 방문을 “카슈끄지 사건 이후 이어졌던 왕세자의 고립이 끝나간다는 매우 상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실상 서구 사회에서 왕세자에 대한 구체적 조치를 취한 적은 없지만, 왕세자는 한 동안 그 어떤 유럽·북미 국가도 방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현지 시각)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 유튜브

빈살만 왕세자가 이제 적극적으로 국제 사회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석유 왕국’ 사우디의 역할이 특히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중동 순방 중인 바이든 대통령이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하는 장면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날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의 석유 증산을 요청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슈끄지 사건 이후 빈살만 왕세자를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카슈끄지 사건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사우디 왕실 비판 칼럼을 기고하던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부터 사우디 왕실과의 관련성이 국제 사회에 계속 언급됐고, 2021년 2월 미 국가정보국(DNI)이 공개한 기밀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빈 살만 왕세자가 사건의 배후라고 결론 내렸다. 왕실 측은 ‘카슈끄지의 죽음은 왕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985년생인 빈 살만 왕세자는 아버지 살만 국왕이 2017년 당시 왕세자였던 조카를 폐위시키고 친아들인 무함마드를 왕세자에 책봉하면서 사우디의 실권을 장악했다. 2019년 6월엔 한국에 방문해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고 에너지 신산업 분야 등에서 83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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