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감개무량합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기뻐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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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감개무량합니다.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너무 기뻐하실 겁니다."
2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의 벽' 준공식 행사장.
그는 이번 추모의 벽 건립에 대해 "하늘에 계시지만 아버지가 너무 기뻐하실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한 부분에 대해 아들로서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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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DC '추모의 벽' 준공식
한국전서 사망한 한국 카투사
이름 새겨진 조형물 보고 감격
"너무나 감개무량합니다. 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너무 기뻐하실 겁니다."
27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의 벽' 준공식 행사장. 이날 준공식 행사장에선 6·25전쟁에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4만3808명의 이름을 각인한 전사자 추모의 벽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미군 전사자 3만 6634명을 포함해 미군에 배속돼 싸우다 숨진 한국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군별, 계급·알파벳 순으로 새겨졌다.
추모의 벽에는 두께 약 72㎝, 무게 4~8t의 화강암 패널 총 100개가 쓰였다. 이 중 53개에 이등병과 일병이 각인돼 있어 당시 수많은 미군·카투사 청년이 전장에서 산화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추모의 벽에는 카투사의 이름을 함께 새겨 미국 내 참전 기념 조형물 가운데 비(非)미국인 전사자 이름이 새겨진 첫 사례가 됐다.
추모의 벽은 2016년 10월 7일 미 상원에서 '추모의 벽 건립법'이 통과됐지만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한미 양국의 노력과 각계의 지원으로 결실을 봤다.
건립에 든 예산 274억원(2420만달러) 중 266억원을 보훈처가 지원했고, 나머지는 건립사업 주체인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KWVMF), 재향군인회, 한국 기업, 국민 성금 등으로 충당됐다.
이날 '추모의 벽' 유가족 추모행사에는 카투사 전사자 한상순 씨의 아들 신희(72)씨도 있었다. 칠순의 아들은 대리석에 새겨진 아버지의 이름을 한자 한자 짚으며, 읽고 또 읽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태어난 지 1년 반만에 입대하는 바람에 실제로 얼굴을 본 기억은 없다고 한다. 그는 1953년 1월 잠시 휴가를 나와 겨우 말을 뗀 자신을 안고 찍은 사진만을 남기고 전사한 아버지의 이름을 찾아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아버지가 그리울 때는 사진을 보며 마음을 달랜다"며 "아버지 묘도 처음에는 어디있는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군들이 전사기록을 정확하게 가지고 있어서 국립묘지에 안장했던 기록을 확인해 뒤늦게 묘를 찾을 수 있었다"며 "현재는 어머니와 함께 그곳에서 영면에 드셨다"고 말했다.
고 한상순 씨는 1952년 5월 제주 모슬포 제일훈련소에서 군사교육 후 미군 제7사단 17연대에 배속돼 복무했다. 이후 연천 천덕산 '폭찹힐 고지 탈환 전투'에서 중공군과 싸우다 1952년 7월10일 전사했다.
한신희 씨는 "7월11일 전투가 끝났는데, 아버지는 하루 전인 7월10일 전사하셨다. 너무 애석하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전사 이후 17일 만에 정전협정이 맺어졌다.
그는 이번 추모의 벽 건립에 대해 "하늘에 계시지만 아버지가 너무 기뻐하실 것"이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적으로 희생한 부분에 대해 아들로서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해 발굴 재개를 통해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들이 뒤늦게라도 사랑하는 이들에게 돌아가기를 바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신희 씨는 이날 박민식 국가보훈처장과 함께 아버지의 이름을 탁본했다. 한씨의 이름은 아들의 품에 소중히 안겨 고국으로 돌아간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미 한국전전사자 추모의 벽'은 전쟁으로 맺어진 양국의 인연과 우정의 징표이자, 양국 정부와 국민이 더 큰 결속을 다지는 한미동맹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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