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헛발질'에 코너 몰린 권성동

박성의 기자 2022. 7. 27.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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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은 삼진 아웃', '책임지고 물러나라', '당의 X맨인가'.

27일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인 '할 말 있어요'에는 이 같은 글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경제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자꾸 설화에 휘말리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며 "두 기둥(이준석 대표와 권 대행)이 모두 흔들려서는 당이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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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 합의→9급 공무원→문자 노출로 리더십 치명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당의 X맨이냐" 비판글 쇄도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울산·경남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은 삼진 아웃', '책임지고 물러나라', '당의 X맨인가'. 27일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인 '할 말 있어요'에는 이 같은 글이 쇄도하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 및 당 대표 직무대행이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를 언론에 노출한 탓이다. 여권 일각에선 권 대행에 대한 책임론도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권 대행이 원내대표가 된 후 논란에 휩싸인 게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권 대행은 이날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개를 숙였다. 그는 "제 프라이버시도 보호 받아야 한다"며 "본의 아니게 유출됐으니 관련 질문은 확인하지 않은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제 입장은 어제 페이스북에 밝힌 그대로이니 그걸 참고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권 대행은 전날 메시지 사진이 보도된 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유를 막론하고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의 노출로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권 대행은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던진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 발언에 대해선 "직무대행까지 맡으며 원 구성에 매진해온 저를 위로하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된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해석된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 캡쳐

권 대행의 사과에도 당내에서는 불만이 들끓고 있다. 문자를 공개해 윤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겼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권 대행의 리더십에 의문을 표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권 대행이 원내대표가 된 후 논란에 휩싸인 게 수 차례이기 때문이다.

앞서 권 대행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합의했다가 내부에서 반발이 커지자 곧바로 합의를 철회한 바 있다. 당시 당 안팎에선 권 대행의 합의 번복 탓에 '검수완박' 국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권 대행 특유의 '거친 발언'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앞서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이 일자 권 대행은 "우씨를 추천한 것은 자신", "장제원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미안하더라" 등의 발언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권 대행은 "제 불찰"이라며 사과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권 대행은 불과 일주일만에 '대통령 문자 노출'이라는 또 한 번의 '대형사고'를 치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직무대행으로 추인 받은 지 보름 만에 두 번의 구설수에 휩싸인 셈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2030세대 젊은 당원뿐 아니라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도 권 대행의 언행이 '경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권 대행의 차기 당권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제기된다.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원 모임 '새로운미래 혁신24' 뒤 기자들과 만나 "문자가 공개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원내대표 취임 100일 사이 사과만 3번한 권 대표 대행의 원톱 체제가 유지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아주 곤혹스러운 상황이긴 하지 여기서 왈가왈부할 일 아닌 것 같다"며 "나중에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를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부의장인 정진석 의원은 관련 질문에 "소이부답"으로 답을 대신했다. 소이부답(笑而不答)은 '그저 웃기만 하면서 답을 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경제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자꾸 설화에 휘말리는 건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며 "두 기둥(이준석 대표와 권 대행)이 모두 흔들려서는 당이 제대로 굴러갈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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