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적 예술가 데미안 허스트, 작품 수천점 불태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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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인 영국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가 올가을 자신이 제작한 그림 시리즈 수천점을 불태울 예정이다.
그는 그림과 함께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해 구매자들에게 실물 그림과 NFT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는데, 구매자가 택하지 않은 작품은 없애기로 해 NFT로 팔린 작품의 실물 그림을 소각한다는 것이다.
허스트는 2016년 1만점의 점 시리즈 작품과 그에 대응하는 NFT를 만들어 각 2만달러(2천600만원)에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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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논쟁적인 영국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가 올가을 자신이 제작한 그림 시리즈 수천점을 불태울 예정이다.
그는 그림과 함께 대체불가토큰(NFT)을 발행해 구매자들에게 실물 그림과 NFT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는데, 구매자가 택하지 않은 작품은 없애기로 해 NFT로 팔린 작품의 실물 그림을 소각한다는 것이다. 예술작품이 하나의 화폐가 될 수 있는지 확인해보겠다는 실험적 행위 예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허스트가 준비 중인 행위 예술 '화폐'(The Currency)를 소개했다.
허스트는 원래 설치작품으로 유명하지만 회화 작품도 많이 그렸다. 주로 기계적인 기법으로 그린 추상화가 많은데, 동그란 점을 배열한 점(spot) 시리즈가 포함돼 있다.
허스트는 2016년 1만점의 점 시리즈 작품과 그에 대응하는 NFT를 만들어 각 2만달러(2천600만원)에 팔았다.
단, 여기에는 조건이 붙었다. 실물 작품이든 NFT든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택 시한은 27일 오후 3시로, 이틀 앞둔 25일까지 구매자 4천180명은 실물 작품을 선택했고 나머지 5천820명은 NFT를 보유하기로 했다.
구매자들이 선택하지 않은 실물 작품이나 NFT는 9월 9일부터 허스트의 런던 갤러리에서 매일 파기된다. 실물 작품의 경우 소각될 예정이다.
이런 행위 자체가 또다른 행위 예술인 '화폐'를 구성하게 된다. 예술작품도 충분히 화폐처럼 통용될 수 있다는 것을 실험한다는 취지다.
허스트는 작년 유튜브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이는 하나의 글로벌 설치 예술로 모두의 참여로 이뤄지는 작품이 될 것"이라며 "프로젝트 자체만큼이나 프로젝트로 인해 파생하는 움직임이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NFT는 최근 미술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작년 3월에는 미국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디지털 미술가 '비플'의 작품 '매일: 첫 5천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가 6천900만달러(906억원)에 팔리기도 했다.
영국 출신의 미술가 데미안 허스트는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만큼 자극적인 소재를 선호해 많은 논쟁을 몰고 다니는 인물이다.
죽음과 부패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주로 만들었는데, 상어나 양, 소 등의 사체를 폼알데하이드에 절인 설치 미술품과 백금과 다이아몬드, 인간 치아 등으로 해골을 본떠 만든 작품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 등이 유명하다.
상업적으로도 성공해 2020년에는 재산이 1억5천만파운드(2천373억원)로 평가되면서 영국에서 가장 부유한 예술가로 꼽히기도 했다.
bana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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