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휩쓸던 제주 '나홀로 나무' 고사 위기..관광객 발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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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제주 인생사진 명소로 이름을 날리며 수많은 관광객들 사진의 배경이 됐던 한 유명 나무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이곳은 성이시돌목장이 소유한 사유지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있으나 무분별하게 출입하는 관광객 탓에 나무로 향하는 좁은 길까지 만들어진 상태다.
이날 가족 단위 관광객과 함께 이곳을 찾은 스냅 사진작가 역시 나무의 급격한 변화에 놀란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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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 측 "토층 훼손 등 작년부터 말라가기 시작"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수년간 제주 인생사진 명소로 이름을 날리며 수많은 관광객들 사진의 배경이 됐던 한 유명 나무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
최고 체감온도가 33도까지 오른 27일,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목장에 계절과는 딴판인 앙상한 겨울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이 나무는 새별오름과 이달오름을 품은 광활한 초원 한가운데 홀로 있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나홀로 나무'다.
나무 앞에 서있기만 해도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어 사시사철, 밤낮 할 것 없이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곳이기도 하다. 유명 배우가 출연한 드라마, 광고 촬영 현장으로도 입소문을 탔다.
그러나 최근 몇년새 갑작스럽게 나무가 죽어가고 있어 목장 측이 원인을 들여다보고 있다. 병에 걸렸을 가능성과 함께 관광객의 잦은 방문으로 주변 식생이 훼손된 것도 고사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곳은 성이시돌목장이 소유한 사유지로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있으나 무분별하게 출입하는 관광객 탓에 나무로 향하는 좁은 길까지 만들어진 상태다. 도로와 목장을 잇는 도랑에 놓인 나무 발판 역시 목장 측이 아닌 누군가가 통행을 위해 임의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로 향하는 길 옆 잡초들은 막 지나간 장맛비를 흠뻑 맞고 성인 골반 높이까지 웃자랐지만, 나무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짙은 녹음을 자랑해야 할 때지만 뻗어나온 나뭇가지에는 단 한 장의 새잎도 돋아나지 않아 뚝 떼어놓고 보면 한겨울 풍경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나무 기둥 부분은 패이거나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속살이 그대로 드러났고, 발길이 직접적으로 닿는 뿌리는 흙 밖으로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이날 가족 단위 관광객과 함께 이곳을 찾은 스냅 사진작가 역시 나무의 급격한 변화에 놀란 눈치였다. 그는 "자주 오진 않더라도 서쪽으로 나올 때마다 찾는데 직전에 왔을 때랑 너무 달라져서 깜짝 놀랐다"며 "여름인데도 잎이 하나도 없어서 나무가 죽어가고 있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나무 고사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여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나홀로나무 사진을 보면 나뭇가지 가장 위쪽에 파릇한 새잎이 돋아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마저도 2년 전 사진과 비교하면 극히 일부였다.
성이시돌목장 관계자는 "나무가 있는 곳이 원래 경작지라 출입이 없었지만, 유명세를 탄 후 관광객 방문이 잦아져 토층도 유실되고, 사람 손을 타 작년부터 나무가 말라가고 있는 걸로 추정된다"며 "일반적으로 경작을 하며 퇴비를 뿌리는 등 나무가 자연스럽게 보호되지만, 나홀로 나무는 상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객들에게 사랑 받고, 목장 입장에서도 오래 함께 한 나무기 때문에 베어낼 계획은 없고, 나무를 살려낼 방법이 있는지 전문가 조언을 받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ho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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