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상반기 호실적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지난 상반기 호실적을 거뒀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대출규제 여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해제에 따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된 덕분이다.
다만 카드사들은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금리 급등과 자산 건전성 악화 등 하반기 경영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리오프닝·사업 다각화 영향으로 상반기 호실적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우리·하나카드)는 1조2천2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1조1천654억원 대비 5.3%(616억원) 증가한 수치다.
올해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신용판매 수익성이 악화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카드 이용액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 활로를 개척한 것도 상반기 호실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2.4%(455억원) 증가한 4천127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카드 측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영업자산을 키운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상반기 3천15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337억원) 증가한 수치다. 우리카드의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1천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129억원) 늘었다.
반면 KB국민카드의 당기 순이익은 2천45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70억원) 줄었다. 하나카드의 당기 순이익은 1천187억원으로 같은 기간 16.5%(235억원) 감소했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추가적립했기 때문이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각각 2천273억원, 921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하반기 실적 변수
카드업계의 전반적인 실적 선방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전망은 밝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부담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 탓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카드사 자금 조달로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도 치솟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의하면 지난달 여전채 AA+(신한·KB국민·삼성카드) 3년물 월 평균 금리는 연초보다 약 1.68%p 올랐다. 지난 1월 2.60% 수준이던 AA+ 3년물 금리는 지난달 4.285%로 급등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5월까지 발행한 신규 여전채의 평균 조달 금리는 3.2%다. 올해 만기 예정인 여전채 평균 금리 2.0% 대비 1.2%p나 높다. 또 비씨를 뺀 전업카드사가 조달한 자금 중 28.1%는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도래한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이 과거 대비 상승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올해 상반기 신규 차입 조달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 2.03% 대비 0.93%p 증가한 2.96%를 나타냈다.
아울러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 차주(대출자)들의 연체 위험이 높아지고, 이를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하는 것도 실적에 부담이다.
카드 대출 이용자들은 1금융권보다 신용도가 낮아 금리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연체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저신용차주는 과거 금리 인상기(2016년 4분기에서 2019년 1분기 사이)에 연체율이 1.9%p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이용 차주들의 상환 여력 저하와 이에 따른 부실 위험을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렸다. 올해 상반기 삼성카드를 제외한 4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액 규모는 7천1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23.5%나 늘었다.
특히 오는 9월말 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종료가 다가오면서 당분간 카드업계 전체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카드사 대출은 저축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연체율을 나타낼 정도로 리스크가 크다"며 "만기 연장 상환유예 종료도 다가오는 만큼 앞으로 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카드사 대손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하반기 업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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