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통령이 조폭처럼 숨어서..뒷담화 그만" '내부총질' 메시지 맹공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언급한 문자메시지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적극 공세에 나섰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를 제거하고 나서 기분 좋아서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문자를 보낼 정도로 대한민국이 한가한가”라며 “이런 대통령에게 과연 희망이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국민의힘 권력싸움에 깊게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이 이런 데 관심을 두니 민생과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우 위원장은 “제가 오래전부터 이준석 대표 제거는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공동작품이라 말한 바 있는데 사실로 확인됐다”며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는 “언제는 이준석 대표에게 의지해서 젊은이들의 표를 구걸하더니 이제는 내부 총질한다고 바로 젊은 대표를 잘라내는 이런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위선을 보면 정치가 잔인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이) 집권당 대표 직무대행에게 그런 문자를 보낸 것은 참 어이없는 일”이라며 “초유의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20대 젊은 남성층들은 배신감을 느낄 만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다양한 의견을 무시하는 대통령이 어떻게 민주공화국의 지도자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의원은 SNS에 “대통령이 민생은 팽개치고 조폭처럼 숨어서 당권싸움이나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그대로 노출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동영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내부 뒷담화는 그만하시고 야당과 앞담화를 하시라”라며 “약속대로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대화로 민생부터 챙기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