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전기차 보조금 삭감' 추진..아이오닉5·EV6 타격

정한결 기자 2022. 7. 2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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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영국에 이어 독일도 보조금 삭제 수순에 들어가면서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 진출한 완성차업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독일 정부는 하벡 장관의 성명과 맞물려 향후 2년 동안 전기차 보조금에 배정할 340억유로(45조1400억원)의 예산이 소진된 뒤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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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이오닉 5/사진제공=현대차.


독일 정부가 내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삭감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한다. 영국에 이어 독일도 보조금 삭제 수순에 들어가면서 세계 2위 전기차 시장인 유럽에 진출한 완성차업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로버트 하벡 독일 경제부 장관이 이날 성명에서 "전기차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정부 보조금이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하벡 장관의 성명과 맞물려 향후 2년 동안 전기차 보조금에 배정할 340억유로(45조1400억원)의 예산이 소진된 뒤 보조금 지급을 전면 중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규모도 점진적으로 삭감할 예정이다. 현재 가격이 4만유로 이하인 차량에 지급하던 보조금 6000유로를 내년 초부터 4500유로로, 2024년 3000유로로 줄일 방침이다. 4만유로 이상인 차량 대상 보조금도 현행 5000유로에서 내년 초부터 3000유로로 줄일 예정이다.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은 2024년부터 현재 6만5000유로 미만에서 4만5000유로(6000만원) 미만으로 줄인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에 대한 지원이 올해로 종료되고 법인 차량에 대한 보조금도 전면 삭제된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이 32만8000대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신차 등록 대수의 14%가 순수전기차로 독일의 전기차 총 대수가 60만대에 달한다.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하면 100만대를 넘긴다.

독일 외에 다른 유럽 국가들은 이미 보조금을 삭감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2011년부터 시행해온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최근 종료했다. 노르웨이도 지난 5월 전기차에 주는 통행료 및 주차료 할인 등 각종 혜택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 확대를 노리는 현대자동차·기아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현대차는 독일에서 지난해 폭스바겐·테슬라·르노의 뒤를 이은 전기차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12위인 기아와 합산할 경우 3만6229대로 2위인 테슬라(3만9712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장점유율은 10.2%다.

기아는 네덜란드 전기차 시장에서 지난해 연간 판매량 1위, 영국에서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영국에서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가 선방한 배경에 보조금의 역할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보조금 지급이 종료되면 독일에서는 현대차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EV6의 판매량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독일에서 아이오닉5의 판매 시작가는 4만3900유로, EV6는 4만4990유로다. 당장 내년부터 보조금이 2000유로 삭감되는 데다 기본 트림을 제외하면 2024년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향후 출시될 아이오닉6도 시작가가 5400만원(약 4만유로)대로 정해진 가운데 환율에 따라 보조금 선을 넘을 수 있어 유럽 내 가격 책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프리미엄 전기차를 중심으로 막대한 이익을 봤다"며 "유럽 각국 정부가 이미 잘 팔리는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줄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이후로 바짝 오른 전기차 보조금이 정상화하는 과정"이라며 "완성차업계가 가격 정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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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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