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여군 간부, 이예람 중사 숨진 관사 배정 후 공포감 시달려..'괴롭힘 정황' 유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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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피해 후 사망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공군 부대에서 또 여군 간부가 숨진 가운데, 해당 간부가 이 중사가 사망했던 관사(아파트)로 배정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공포감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이하 20비)에서 숨진 여군 부사관 강모(21) 하사가 남긴 유서에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이 담겨 있었으며 강 하사가 사용했던 관사가 지난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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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하사, 동료에 공포감·스트레스 호소해
성추행 피해 후 사망한 고(故) 이예람 중사가 근무했던 공군 부대에서 또 여군 간부가 숨진 가운데, 해당 간부가 이 중사가 사망했던 관사(아파트)로 배정 받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공포감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간부가 남긴 유서에는 부대 내 괴롭힘 정황도 담겼다.
군인권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이하 20비)에서 숨진 여군 부사관 강모(21) 하사가 남긴 유서에 부대 내 괴롭힘 정황이 담겨 있었으며 강 하사가 사용했던 관사가 지난해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이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강 하사는 공군 부사관을 양성하는 항공과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21년에 임관한 초임 하사”라며 “입대 전 심리검사 등에서도 우울감, 무력감, 자살 충동 등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기재된 내용과 여타 정황을 볼 때 강 하사 사망에 부대 내 요인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단체가 공개한 유서 일부에는 “난 아무 잘못도 없는데 나한테 다 뒤집어씌운다”, “내가 운전한 것도 아니고 상사님도 있었는데 나한테 왜 그러냐”, “○○사 ○○담당 중사, 만만해 보이는 하사 하나 붙잡아서 분풀이하는 중사, 꼭 나중에 그대로 돌려받아라” 등 강 하사가 부대 내에서 부당한 일을 겪은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겼다.
유서에 이 중사와 관련한 직접적 언급은 없지만 “관사로 나온 게 후회된다. 다시 집 들어가고 싶다”는 글이 적혀 있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이 중사가 지난해 5월 사망한 이후 해당 호실은 쭉 공실 상태였으나 강 하사가 올해 1월 입주해 사용했다는 게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군인권센터는 “강 하사는 입주 3개월이 흐른 올해 4월에 이르러서야 이 중사가 사망한 장소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이후 주변 동료들에게 공포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사 배정을 관리하는 복지대대는 부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초임 하사에게 일언반구 없이 아무도 살려 하지 않는 관사를 배정했다”며 “신상 관리 대상인 초임 하사가 해당 관사에 거주하게 된 배경과 강 하사가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겪었던 사정을 인지했는지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하사는 군사경찰과 군의관 소견상 외력에 의한 사망 가능성 또한 없는 것으로 보여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실린다. 거실 바닥에는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등이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고 외부 침입 흔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강 하사 사망 이후 공군 수사단을 파견했으며 수사단은 민간 경찰과 군인권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 등의 입회하에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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