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왕따"→'귀하신 몸'..사우디 실권잡은 왕세자 광폭 행보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국제무대에서 광폭 행보를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중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양자 회담한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더니 이번엔 유럽연합(EU) 순방에 나섰다. 미국으로부터 반체제 언론인 암살 배후로 지목된 이후 수년간 외교 활동을 자제해 왔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AFP·로이터·블룸버그·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그리스·프랑스 등 유럽 국가 방문을 위해 전용기에 올랐다. 사우디 왕실은 왕세자가 그리스에서 이틀간 머문 뒤 프랑스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에 도착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만난 무함마드 왕세자는 경제와 무역, 안보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특히 사우디는 그리스를 통해 남서 유럽까지 전력망을 연결, 더 저렴한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또 수소산업을 확장해 그리스를 유럽의 수소 허브로 만들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그리스 국영 AMNA통신 등은 "이번 양국 회담을 계기로 그리스와 사우디의 민간 부문 경제 단체들이 해운과 해양산업, 폐기물처리, 농업·식량 생산, 건설, 국방 등 산업에서 다양한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 상당수가 암살 배후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있다는 의심을 완전히 거두지 않았는데도 유럽 순방길에 나선 건 지난 15일 바이든 대통령이 사우디를 직접 찾아가면서 '면죄부'를 받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취임 이후 줄곧 무함마드 왕세자를 투명인간 취급해왔던 바이든 대통령은 40여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자존심을 버리고 사우디를 찾아가 증산 요청을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돌아간 지 닷새 만인 지난 2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를 통해 국제 원유시장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열흘 만에 유럽행 전용기에 탑승했다. 특히 미국과 함께 사우디를 강하게 비판했던 프랑스를 찾는 것은 공식적으로 '카슈끄지의 굴레'에서 벗어나 '키맨'으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세계에서 석유를 가장 많이 생산한 국가는 미국(점유율 20%)이고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미국 입장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를 제외하면, 정치적으로 썩 내키지 않아도 증산 협조 요구를 할 최적의 파트너가 사우디인 셈이다.
'오일머니' 효과는 수치로도 증명됐다. 지난해 사우디 정부가 석유로 벌어들인 돈은 1488억달러(192조원)로 올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올 1분기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의 순이익은 395억달러(51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이는 아람코에서 배당을 받아 국가재정수입 상당 부분을 마련하는 사우디 정부의 곳간이 그만큼 탄탄해졌다는 얘기다.
사우디는 대러시아 제재 압박에 동참하지 않는 등 미국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독자적인 외교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일원인 러시아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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