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 "7번째 문화재 환수도 현재 진행 중"
라이엇게임즈가 27일 국외 소재 문화재 '보록'의 국내 환수 성공 소식을 전해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었다.
보록이란 조선 왕실의 인장인 '어보'를 보관하는 보통의 외함이다. 보편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대략 제작한 것이 아닌 왕과 왕비를 위한 왕실 의례에 따라 제작된 물품인 만큼 조선 궁중 공예 장식 기술과 정통성 그리고 역사성을 파악할 수 있는 문화재로서 매우 귀중한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된다.
환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수년간 지속된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국외소재문화재 발굴 및 협의를 위한 인력 파견부터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전문가들의 평가와 실견을 거친 후 소장자를 설득했다.
재단이 정보를 입수했을 당시 해당 유물은 영국 법인이 경매를 통해 구입한 후 판매를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록의 귀중한 가치를 파악한 재단은 국내 귀환을 위해 문화재청과 긴밀하게 협의해 매입을 추진했고 라이엇 게임즈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한국으로 들여올 수 있게 됐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이번 환수 문화재 언론 공개회는 문화재청의 든든한 조력자인 라이엇게임즈의 후원으로 유서 깊은 문화재를 공개하는 뜻깊은 자리다. 한국으로 돌아온 보록은 왕과 왕비의 인장을 보관하는 이중함 중 외함이다. 해당 유물은 조선시대 궁중 공예 장식과 재료 변천 과정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걸로 예상된다. 언제 누구의 것인지에 대해선 연구를 통해 밝혀질 거로 기대한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항상 지원하는 라이엇게임즈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문화재청은 라이엇게임즈와 함께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 관련 사업을 더욱더 활발하게 추진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조혁진 라이엇게임즈 한국 대표는 구기향 사회환원사업 총괄를 통해 "오랜만에 오프라인 자리로 직접 뵐 수 있는 자리였는데 코로나19 확진으로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 라이엇게임즈는 LoL이라는 IP를 다양한 장르 게임, 음악, 애니메이션 등 여러 분야로 확대시켰고 한국의 경우 10년 넘게 문화재 보호·보존 활동을 적극 지원 중이다. 그야말로 문화의 힘을 믿고 추진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쉽지 않다는 환수라는 문화재 보호 활동 영역에 발을 들일 수 있었던 것은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들을 즐기는 유저들 덕분이다. 앞으로도 우리 문화재 보존과 국익을 위해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Q. 이번 환수 과정에서 라이엇 게임즈의 구체적인 역할과 보록 매입 가격을 설명한다면?
구기향 총괄: 라이엇게임즈는 문화재 분야에 있어 문외한이다. 환수 대상 유물을 찾거나 협의를 하는 과정에 선두로 나서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문화재청 등 파트너들이 도와주고 있다. 즉, 민간기업으로서 기금을 미리 준비해두고 파트너사들과 빠르게 경매 예산, 구매 예산 등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보록의 구매 가격은 유물의 가치에 걸맞은 가격인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밝히기 어렵다.
Q. 어떤 경위로 보록이 확인됐는가?
강혜승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장: 영국에서 지난해 12월 확인했다. 당시 소정자는 협상을 통해 다른 곳과 판매를 진행 중이었다. 그에게 보록의 중요성과 반환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했고 이에 납득하면서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매입 결정 이후 평가 감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기다려 준 것에 대해 감사할 따름이다.
Q. 이번에 환수된 보록은 여섯 번의 문화재 환수 물품 중 몇 번째로 비용이 들었나?
구기향 총괄: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 한국 문화유산 지원 사업을 시작한 이후 총 기부 예산을 68억 원 넘게 지원했다. 이중 20억 원은 문화재 반환에 사용됐고 여섯 건의 환수 과정에서 10억 원 이상 사용됐다. 각 유물의 값어치를 답하긴 조심스럽다. 확실한 것은 다른 유물과 마찬가지로 이번 보록도 적은 금액은 아니다.
Q. 게임 내에서 기금 마련을 위한 이벤트를 계획 중인가?
구기향 총괄: 리그 오브 레전드에 '아리'라는 한국 구미호 전설 기반 챔피언이 존재한다. 해당 챔피언 스킨 초기 판매금 전액을 문화재 활동으로 후원한 바 있고 이후에도 한국 관련 아이템 판매금이 지속적으로 기부됐다. 반드시 게임 내 아이템을 팔아야만 기부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문화재 보존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긴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다양하게 기부 활동을 펼쳐 나아가고 있다.
Q. 일전에 라이엇게임즈는 "우리 문화재는 꾸준하게 가꾸고 보전해서 후세에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 있는 말을 전했다. 현재 라이엇게임즈를 제외한 다른 게임사는 문화재 관련해서 아무런 관심이 없다. 게임사 외 다른 기업도 마찬가지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문화재청은 시민들과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방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인가?
강혜승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장: 라이엇게임즈로부터 여러 지원을 받고 있다. 사실 이건 감사해야 할 부분이다. 국외 소재 문화재 환수는 일정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매입 성공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2012년부터 꾸준하게 지원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 지킴이로 여러 기업들이 협업하고 지원하는 거로 알고 있다. 분명 재단에서도 사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재단도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더 많은 이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보록 이후 물망에 오른 국외소재문화재가 있는가?
최수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통조사부 주임: 보록 환수도 여러 논의를 거치면서 정말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다른 국외 소재 문화재도 이와 같은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 평가 진행 중인 문화재는 있다. 하지만 어떤 문화재가 대상인지 알려지면 가격과 협의 상황에 변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양해 부탁한다.
Q. 문화재 환수 외 라이엇게임즈와 문화재청이 다른 사업도 진행 중인지 궁금하다.
구기향 총괄: 라이엇게임즈는 1년에 한 차례 정도 후원 약정을 하는 상황이다. 올해도 연말에 약정을 진행하고자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다. 분야로는 사대고궁, 왕릉 등 가장 대표적인 문화 유적지부터 근현대 문화와 인적 문화재까지 지원하는 중이다. 아직 정말 많이 남아있다. 어느 분야에 힘을 보태야 좋을지 고민하는 중인데 4분기에 구체적인 계획안은 발표하겠다.
Q. 보록의 주인을 밝히기 위해 어떤 연구가 필요한가?
서준 문화재 전문위원: 보록은 임진왜란 이전에 만들어진 것과 전쟁 이후 만들어진 것이 존재한다. 보록의 가장 큰 특징은 형태가 모두 동일하다는 것이다. 왕과 왕비의 보록은 주칠로 처리됐고 세자와 세자비의 보록은 흑칠이라는 차이 정도 밖에 없다. 제작 소재, 제작 방법, 현재 상태 등 여러 부분을 살펴보고 대조할 필요가 있다.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연구가 끝난다면 막연하게 시대적 양식만 밝혀지는 것이 아닌 보록의 주인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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