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드러낸 SK하이닉스 "내년 상반기 238단 낸드 양산"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한 SK하이닉스가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이어나가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D램에 이어 솔리다임 인수에 힘입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선두권으로 올라섰다고 자평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인텔의 낸드사업부인 솔리다임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다만 하반기엔 반도체 수요 둔화가 전망되는만큼 내년 시설 투자 계획은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종원 사업담당 사장은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하루 단위로 계획이 수정되는 상황이라 목표치를 제공하기 어려울 정도"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단위 출하량 증가)는 전 분기 대비 플랫(동등한 수준) 이상이 목표"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연간기준으로도 "올해 전체 D램 시장은 10% 초반 비트그로스를 예상하고 당사도 유사 수준을 목표로 갖고 있다"며 "낸드플래시의 경우 전체 시장 비트 그로스는 20%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의 232단 낸드를 세계 최초 양산한 것과 관련한 대응 전략을 묻는 질문에도 굴하지 않는 자신감을 보였다. 노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 238단 낸드플래시 양산 돌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최근 메모리 시장은 누가 개발을 빨리 하느냐보다는 이미 개발된 것을 얼마나 고객에게 잘 전달하는지와 매출과 수익 달성에 더 무게중심을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력 제품인 10나노급 4세대(1a) D램과 176단 4D 낸드의 수율 개선과 비중 확대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노 사장은 "176단 낸드 출하 비중이 올해 말 기준 웨이퍼 기준 7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리다임의 인수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리더십 강화에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 글로벌 점유율은 솔리다임 인수 전 약 10% 초반이었지만 인수 후 20% 초반으로 뛰었다.
노 사장은 "낸드에서도 선도 기술을 기반으로 마켓선두권에 올라섰다고 자부한다"며 "솔리다임이 엔터프라이즈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마켓에서 기술적 역량과 고객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탁월한 점을 가진 만큼 기존 역량을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3분기를 포함한 하반기 메모리반도체 시장 수요가 어떻게 될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메모리 업계와 고객사 단위에서 재고 수준이 기존 평균보다 높아지는 경향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내년 캐펙스(시설투자)는 상당 폭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매출 13조 8110억 원, 영업이익 4조 1926억 원(영업이익률 30%), 순이익 2조 8768억 원(순이익률 21%)을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4%, 56% 올랐다. 전분기와 비교해선 14%, 47% 증가했다.
견조했던 메모리반도체 판매량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또 D램 제품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를 상쇄하는 원가 절감,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과 수율 개선으로 인한 수익성 강화 등이 영업이익도 끌어올렸다.
이에 더불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5% 가량 상승하면서 4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다.
노 사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그럼에도 메모리 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회사는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맞춰가면서 근본적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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