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보수당 총리 경선 지배하는 대처의 유령" WP
기사내용 요약
불명예 퇴진하는 존슨 총리 의지 어려워
큰 성공으로 보수당 아이콘 된 대처 소환
"서로 더 닮았다" 주장하나 실상은 고만고만
정책은 수낙이, 분위기는 트러스가 더 유리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영국 보수당의 총리 최종 경선에 진출한 후보자 2명이 모두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의 기개와 성실성을 갖췄다고 주장하면서 영국 정계에 대처의 유령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서 영국을 구하고 전쟁광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자질이기 때문이다.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과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이 대처 이미지에 의존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오래도록 불명예를 겪다가 보수당 의원들이 집단 반발해 퇴임하는 보리스 존슨 총리를 잇겠다고 주장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트러스 장관과 수낙 전 장관은 존슨 총리 내각에서 장관으로 재임중이거나 재임했지만 중이지만 대담한 사고와 "과감한 개혁",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보수당은 지난 12년 동안 집권해 왔기에 딱히 비난의 대상을 찾기 어렵다.
존슨 총리는 좋은 평을 받지는 못했지만 윈스턴 처칠 전 총리에 대한 책을 썼을 정도로 그를 추앙한다. 이에 비해 경선 후보 두 사람은 전후 자유 시장과 작은 정부 개혁을 이끈 대처 시대의 부활을 원한다.
보수당 당원들이 많은 세금, 치솟는 금리, 침체된 경제의 고통, 실업률 급증, 파업, 노조깨기 등이 벌어진 대처 시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미국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영국 보수당의 아이콘은 대처다. 그의 잘못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졌고 그의 성공담만 각인됐다.
이번 선거가 총선이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나이가 많고 백인이며 전국 평균보다 부유한, 당비를 내는 20만명의 보수당원들이 총리를 선출한다.
보수당 당원 모임인 보수 민초의 책임자 벤 해리스-퀴니는 "누구든 더 보수적이고 우파적으로 비쳐지는 사람이 이길 것이다. 마가렛 대처를 끌어들이는 이유"라고 말했다.
대처가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연임하면서 영국을 개조했다는 걸 아는 유권자들은 많지 않다. 그런 뒤에 보수당이 그를 배신해 현재의 존슨 총리처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관저를 지키는 관리인 신세였다는 걸 말이다.
수낙 후보가 가장 대처의 철의 여인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그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마가렛 대처의 후계자가 돼 과감한 개혁에 나섬으로써"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는 생각이 대처와 같다. 근면과 가족, 성실을 중시한다. 나는 대처주의자이며 대처주의자로서 출마했고 대처주의자로서 통치할 것"이라고 했다.
유권자들에게 대처주의자로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지난 주 골수당원들이 많은 그랜섬에서 연설했다. 그랜섬은 식료품점 딸 대처가 성장한 곳이다.
트러스 지지자들은 리시가 전혀 대처주의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트러스야말로 9%를 넘나드는 인플레와 싸우기 위해 수십억 유로를 감세함으로써 재정적자를 늘릴 배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수낙은 최소한 인플레가 잡힐 때까지는 감세해선 안된다고 주장한다.
트러스를 지지하는 대처 총리 보좌관 출신 존 레드우드는 "그랜섬을 방문한다고 리시 수낙이 대처주의자가 되는 아니다"라고 썼다. "보수당원들은 속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마가렛의 큰 폭의 감세, 소유권 강화, 친 기업 및 성장 정책을 지지했다. 리즈가 새로운 방식의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러스를 지지하는 보수당 의원 빌 캐시는 리즈가 "현존하는 대처주의자"의 진정한 화신이라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해 트러스가 "대처가 대서양 동맹을 이끌었듯이, 그리고 포클랜드 때 보여줬듯이 단호하고 용감한 조치를 앞장서서 주도했다"고 말했다.
대처 전 총리는 1982년 아르헨티나가 남대서양 영국령 포클랜드 섬을 점령하자 육군, 해군, 공군을 파견해 탈환했다.
트러스가 TV 토론에 검은 색 정장에 큰 리본이 달린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나타난 것도 1979년 총선 방송에 출연한 대처를 상기시킨다. 두 사람의 모습을 대비하는 소셜 미디어 영상이 즉시 올라왔다.
트러스 본인은 대처를 모방하지 않았다며 그같은 주장이 성차별적이라고 비난했다. "여성 정치인이 항상 대처와 비교되는 건 짜증스러운 일"이라고 방송에서 강조했다. 또 대처를 모방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나"라고 답하기도 했다.
트러스는 어릴 적 스코틀랜드에서 좌파인 부모를 따라 "매기, 매기, 매기, 퇴진, 퇴진, 퇴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트러스가 보수당원이 될 당시 대처는 이미 물러났지만 그를 포함한 주요 보수당 인물들이 "대처 여사를 추앙한다"고 강조한다.
트러스는 특히 대처가 경제에 대한 "통념에 도전"한 것을 찬양한다. 그는 메일지 일요판에서 "대처의 정책에 반대하는 경제학자가 364명이었고 당시 정부는 성장을 중시하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대처처럼 과감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첫 양자토론에서 트러스는 수낙에게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대범해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러스는 자신이 총리가 되면 360억유로의 세금을 감면하고 재정적자로 메울 것이라고 말한다.
수낙은 트러스가 "재원 계획이 없는 몽상적 경제"를 주장한다고 비판한다. 그는 엄청난 팬데믹 부채를 감당해야 하는 지금 감세는 미래세대에 부담을 넘기는 "비도덕적" 행위라고 말한다.
대처 전기작가 존 캠벨은 보수당이 대처를 "나라를 위해서는 물론 선거에서도 승리한 지난 세대의 위대한 성공을 거둔 지도자이며 한 세대 이상 정치 지형을 변화시키고 지배해온 개성 강한 인물로 보기 때문에" 두 후보 모두 "대처의 유산에 의존하는 것"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면에서 수낙이 트러스보다 더 대처주의자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처는 균형예산과 재정 건전성을 신봉했다. 감세정책으로 유명하지만 처음부터 감세에 나서지는 않았다. 우선 경제부터 일으켰다. 1981년 예산안은 세금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경제가 활성화된 뒤에야 10년 임기 대부분 동안 세금을 줄였다"고 말했다.
대처 정부에서 각료를 지낸 사람들 일부가 트러스의 감세 공약이 인플레를 막지 못할 것으로 본다. 실제로 많은 경제학자들이 그렇게 말한다. 트러스가 대처의 자문관이던 경제학자 패트릭 민포드를 몰아세웠지만 말이다.
대처 시절 각료였던 데이비드 영은 텔레그래프지에 두 후보 모두 자신들이 적장자라고 주장할 근거가 있다고 썼다. "기업인으로서 성공한 리시 수낙은 마가렛 정책의 핵심을 지지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재무부가 지난 10년 동안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리즈는 기업적 비전을 제시하면서도 정통적이지 않은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의문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보수 민초 책임자 해리스-퀴니는 트러스가" 대처와 "더 닮았다"면서 "덕분에 경선에서 승리해 총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마가렛 대처를 기준으로 평가할 때 두 후보 모두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누구누구의 후계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보리스도 윈스턴 처칠을 내세웠다. 사실 마가렛 대처와 윈스턴 처칠이 또 나올 순 없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남편 몰래 직장 男동료와 카풀했다가 '이혼 통보'…"억울해요"
- 헬스장서 브라톱·레깅스 입었다고…"노출 심하니 나가주세요"
- "배곯은 北 군인들, 주민 도토리 뺏으려다 두들겨 맞고 기절"
- 비즈니스석 승객에 무릎 꿇고 사과한 男승무원…중화항공서 무슨 일?
- 무인 사진관서 '성관계' 커플에 분노…"짐승이냐, 충동만 가득"
- 효민, 조세호 9살연하 ♥아내 공개…단아한 미모
- 서울 20~40대 미혼여성 절반 "난자동결 고려"…대졸 이상 88%
- 무인점포서 바코드만 찍고 '휙' 나가버린 여성들…결국 검거
- 윤 지지율 10%대, TK도 급락…위기의 여, 김 여사 문제 해결·쇄신 요구 커져
- 뱀 물려 찾은 응급실…날아온 치료비 청구서엔 '4억원' 찍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