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교사 노트북 해킹 시험지 유출..이중 비밀번호도 뚫었다

밤 10시 이후 교무실 침입..3시간 머물며 범행
노트북 뚫고 빼내는데 1대당 '20분'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이승현 수습기자 = 광주 대동고등학교에서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린 고교생 2명은 교사들의 노트북 비밀번호를 손쉽게 무력화하고, 중간·기말고사 시험 전 밤에 학교를 제 집처럼 드나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광주 대동고 시험지·답안지 유출사건과 관련, 부정 시험을 치른 혐의(업무방해·건조물 침입)로 대동고 2학년 A군(17)과 B군(17)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군 등은 교무실에 무단 침입, 시험지와 답안지를 사전에 몰래 가로채고 지난 11~13일 해당 학교에서 치러진 시험에서 부정시험을 치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6월말쯤 학교 2층과 4층 교무실, 한국사 과목이 출제되던 별관 등을 무단으로 침입해 교사들의 노트북에서 총 9과목의 시험지와 답안지 등을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일자는 특정되지 않았지만 오후 10시 이후 택시를 타고 학교를 향한 이들은 창문을 통해 학교 1층에 진입, 계단과 난간, 외부 창문을 통해 2층과 4층 교무실, 학교 별관에 무단 침입했다.

교무실에 들어간 B군은 USB(이동식 저장장치)로 교사들이 사용하는 노트북 여러대에 자신이 일부 수정한 악성코드를 설치했다. A군은 교무실 입구에서 망을 봤다.

이 악성코드는 일정 시간마다 컴퓨터 화면을 자동으로 캡처해 컴퓨터 내 숨겨진 폴더에 사진을 저장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교사들의 노트북에는 바이오스와 윈도우 등 2가지 형태의 비밀번호가 적용된 상태였다.

이들은 컴퓨터에 3차례 이상 비밀번호를 잘못 입력하면 오류 설명 코드가 나오는 점을 노리고, 이를 해독해주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비밀번호를 무력화했다.

또 윈도우 설치 과정에서 별도의 관리자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을 온라인에서 배워 각 노트북 비밀번호를 손쉽게 해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말고사를 치르기 3~4일 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학교에 숨어 들어간 이들은 교사들의 노트북에서 9과목에 달하는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렸다.

경찰은 이들이 노트북 1대의 비밀번호를 풀고 악성코드에 저장된 사진을 옮겨담는 데 각각 20분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했다.

학생들은 3시간 이상을 학교에 머물며 시험지를 유출했으나 학교 관계자나 CCTV에 적발되지 않았다.

올해 중간고사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총 7과목의 시험지와 답안지를 빼돌려 부정시험에 활용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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